내가 슈퍼 샤이 연습에 태만했던 이유를 통해 돌아본 기초학력에 대한 단상

축제를 앞두고 교사 댄스팀이 결성되었다. 근래에 가장 유명하고도 비교적 안무가 단순한 가요 슈퍼샤이, 화이팅해야지, 댓댓의 하이라이트 부분의 안무를 배워서 공연한다는데, 이리저리 일도 바빴지만 도통 별로 연습에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다.

피아노 연주를 하기로 한 이후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던 작년과는 너무도 다른 나의 모습이 생소하고 신기했다. 

왜 그토록 점심 시간 연습에 참여하기가 싫었을까, 생각해 보다가 기초학력 향상 방안에 관해 떠올린 생각을 몇 자 적어 본다.

 

 

 

출처: unsplash

 

 

 

 

 

 

1.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성실하게 연습하지 않았기에, 배움이 느린 나로서는 순서를 따라가기 어려웠다. 잘 못하니까 거울 속의 내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서, 연습에 더욱 가기가 싫어졌다. 하기 싫어서 안 하니까 못하게 되고, 못하니까 더욱 하기가 싫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딱한 나의 학생들이 영어 시간마다 이런 심정일 것이다.

 

선순환의 구조를 적극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작은 성취감을 지속적으로 맛볼 기회를 제공해 주면 좋다.

기발한 생각을 해냈다거나, 어쩌다가 단어를 제법 비슷하게 읽었다거나 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격려해주어야 한다. 학생이 스스로가 성장하고 있음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세심한 관찰력과 학생에 대한 관심이, 교사에게 요구되는 지점이다.

 

 

 

 

 

 

 

2. 들러리를 주인공으로

 

인정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주목받고 칭찬받고 싶은 마음이 충족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 연습하기 싫었던 것도 같다. (더욱 인정하기 싫지만 이것이 제1의 이유인지도 모른다.)

 

앞줄에 배정이 되었는데 하다가 틀리면 더 민망스러울 것 같아서, 뒷줄의 선생님과 자리를 바꾸었다. 관객의 시선이 나에게 머무는 비율이 훨씬 적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연습에 임하는 나의 자세는 더욱더 태만해졌다.

 

학생에게 책무성을 부여해야 하는 이유이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게을러서, 대강 묻어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작년에 피아노 공연을 앞두고 손목이 아프도록 연습을 했던 까닭을 살펴보면 이는 더욱 명확해진다. 모두가 나를 보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공연의 성패에 대한 책임이 온전히 나에게 있다. 잘해야만 하고, 합당한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3. 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게 하기

무엇을 모르고 무엇은 알고 있는지를 확실히 깨우치게 해야 한다. 진단평가가 필요한 지점이다.

선생님의 시범(나에게 있어서는 안무를 가르쳐주는 학생이 찍은 동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는 나의 현재 실력을 알 수 없다. 직접 음악에 맞춰 동작을 해보아야 내가 얼마나 모르는지를 여실히 깨달을 수 있다.

영어 독해 상황과 연관지어 생각해 보면, 눈으로 그냥 읽어 내려가는 것과 실제 소리 내어 읽고 해석을 해보는 활동의 차이에 견줄 수 있겠다. 말이나 글로 명확히 표현할 수 없는 것은 모르는 것이요, 추가 학습이 필요한 부분이다. 모르는 지점을 파악하는 것이 학습의 출발점이다.

 

물론 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해 잘하는 아이들 틈에 끼어 어우렁 더우렁 성취감을 맛볼 기회도 종종 부여해야 한다.

균형감이 중요하다.

 

 

 

 

 

 

 

4. 반복학습을 통한 훈련

 

아는 부분과 알지 못하는 부분을 인지한 후에는 연습을 통해 체화, 내재화 혹은 자동화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처음에는 특정 동작 다음에 어느 발이 먼저 나가는지를 의식적으로 생각하고 나서 발을 간신히 뻗는다. 연습을 통해 동작이 몸에 익으면, 의식적 과정 없이 순서가 연결되고, 빠른 템포에 맞춰 동작을 할 수 있게 된다.

학습의 과정도 마찬가지이다. 구구단을 익혀야 방정식을 빠르게 계산할 수 있고, 단어를 많이 알아야 통으로 단어 및 표현을 인지하고 의미를 정확하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요약 및 결론

기초학력 향상을 위해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1. 학습이 선순환의 구조를 띠도록 해야 한다.

2. 학생이 자신의 학습에 책임감을 갖도록 해야 한다.

3. 학습이 필요한 지점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4. 반복을 통해 완전 학습을 도모해야 한다.

 

이외에도 강점과 연계한 학습, 개별화 된 코칭 등 기초학력에 대한 지속적 고민과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

 

축제 공연 준비를 하다가 기초학력 향상을 고민하다니, 역시 뭐 눈에는 뭐만 보이는 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