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장시간 이어져도 활력 있고 마음이 뿌듯하게 채워지는 듯한 느낌이 드는 모임이 있는가 하면, 짧아도 진액이 다 빠지는 듯한 회의도 있다. 최근 참석한 어떤 회의에서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좋은 마음으로 버티려고 애를 쓰고 또 썼으나, 결국은 참지 못하고 중간에 일어섰다. 회의나 대화의 수준을 높이고, 말하기 실력을 향상할 방법을 알아보자.
1. 모임이나 회의의 질적 수준을 높이자
1.1. 의미 있는 내용으로 구성하자
수준을 높이자는 것은 어려운 내용을 다루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모두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모임 및 회의를 사전에 잘 준비해야 한다. 이 때 모임의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은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회의의 전-중-후반에 각각 어떤 논의가 이루어지도록 할지 계획하는 것이다.
모임 중에는 진행자의 역할도 중요하다. 같은 이야기가 되풀이되는 경우에는 적당히 끊고 다음 내용으로 이야기가 진전되도록 해야 한다. 논점에서 벗어난 이야기가 시작될 때에는 적당히 끊고 원줄기에 해당하는 흐름에 편승하도록 모임의 주제를 환기시켜야 한다. 물론 계획했던 바와는 다른 논의가 계획보다 더 생산적인 방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에 계획 자체에 너무 집착하기보다는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도 있다.
모임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공식적이고 형식적인 자리뿐만 아니라 비격식적이고 사적인 모임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서로 자라고 도움이 되는 관계를 원한다. (각성 중)
1.2. 소수가 대화의 지분을 독점하지 않게 하자
워낙 입담이 좋거나, 매력이 있어 사람이 주위에 몰려드는 사람도 있다. 말하는 것을 즐기고, 주위 사람들도 그 말을 듣는 것을 대체로 즐기게 되기도 한다. 한편 타고난 성향이 말수가 적은 사람이 있고, 또 평소에는 말하기를 즐기다가도 상황에 따라 말을 하고 싶지 않은 순간도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시종일관 듣기만 해야 하는 상황을 즐기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때때로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 하고, 타인이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공식적인 진행자가 정해지지 않은 자리라면, 그리고 누군가가 대화를 독점하고 누군가는 눈의 초점이 희미해지고 있다면, 내가 적당히 나서서 발언권을 이리 저리 넘겨주는 역할을 맡기로 하자. 주로 청자의 입장에 있던 사람에게 대화하고 있던 주제에 대한 의견이나 경험을 물어볼 수도 있고, 대화 주제의 전환을 조심스레 시도할 수도 있다.
대개 발언권을 독점하는 사람의 경우 다소 눈치가 없는 편이거나, 아니면 타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성향일 수 있으므로 때로는 '자 이제는 다른 사람 이야기도 들어볼까요'와 같이 명시적인 중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그리고 중재자가 나서기를 기다리고만 있지 말고, 또는 누군가 혼자만 떠든다고 속으로 투덜거리기만 하지 말고, 말할 기회를 적극적으로 얻어 보자. 이야기를 이끌고 가는 사람 딴에는 모임의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장점을 가지고 애써 기여를 하고 있는 중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1.3. 요점만 간단히
말은 간결할수록 전달이 잘 된다.
생각해 보면 나도 간략하게 요점을 말하는 일을 정말 못한다. 훈련을 통해 예전에 비해 많이 나아진 것 같긴 하지만, 충분히 정리되지 않은 내용을 말할 때면 영락없이 중언부언하게 된다. 그리고 내가 싫어하는 나의 모습을 타인에게서 볼 때면 그토록 부아가 치미는 것이다.
장황하나 요점은 없는 말처럼 타인을 지치게 하는 것도 없다.
시시콜콜 모든 과정을 두어 번씩 반복해 가며 이야기를 하는 자신을 발견했다면, 혹은 신나게 이야기를 하다가 이제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들어보려던 참에 해산해야 할 시간이 되었음을 깨달은 경험이 있다면, 진지하게 요점만 간단히 말하는 연습을 시도해 보자.
2. 중언부언하지 않는 법
2.1. 회의 중에 메모를 한다
적으면서 들으면 타인의 말을 경청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말할 내용을 정리하여 조리 있게 말할 수 있다.
메모를 하는 것은 이야기가 오가는 중간에 할 말을 까먹지 않도록 하고, 같은 말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는 좋은 방법이다.
2.2. 글쓰기 훈련을 한다
효과적인 말하기를 위해서는 글쓰기 훈련이 필수적이다. 글은 의식의 흐름대로 쏟아내는 것이 아닌, 생각을 정돈하여 표현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대중연설 및 발표를 준비하는 상황이 아닐지라도, 조리 있게 말하고 싶다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글로 표현해 보는 것이 좋다. 이것은 별도의 비용 없이도 말하기 능력을 향상할 수 있는 매우 좋은 방법이다.
결론
1. 모임이나 대화가 의미를 가지도록 사전에 준비를 잘하고, 적절히 이끌어가는 것이 좋다.
2. 대화의 지분을 소수가 독점하지 않고 모두가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3. 요점만 간단히 말하는 훈련을 통해 간결하고 효과적인 말하기를 하도록 하자.
4. 메모를 하거나 평소 글쓰기 연습을 하는 것은 말하기 능력을 향상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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