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신학기집중준비기간 연수를 준비하며 조직을 고민하다

글을써보려는사람 2024. 2. 10.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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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는 학교 교육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도록, 신학년집중준비기간이 의무화된 지 수년이 지났다. 올해는 내가 행사를 주최하는 역할을 맡았다.

제법 초안이 나오긴 했으나 여전히 밑그림 단계이고, 개인적 회한, 염려 등과 어우러져 마음의 고민이 아주 많은 상태이다.







1. 기존의 논의 위에


무언가 색다르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도 좋지만 그간 쌓아온 것, 혹은 축적된 지혜 위에 논의를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다.
역사를 배우면서 깨닫는 점은 인간은 역사를 통해 아무것도 배우지 않는다는 점이라던데(역사를 공부해보지는 않았지만 성경을 읽으며, 또 나 자신을 바라보며 통렬히 느끼게 되는 지점이긴 하다), 아무쪼록 지난날들을 통해 배울 수 있도록 기존의 고민과 실패담은 논의의 좋은 시작점이 될 수 있다.








2. 지금 여기


목회자는 한 손에는 성경을, 다른 한 손에는 신문을 들고 있어야 한다고 한다. 기본 원칙에 충실해야 하고, 시류도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은 비단 목회자에게만 적용되는 말은 아닐 것이다.

교육자로서 교육의 기본 목적과 의의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좋은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시대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요즘 학생들의 가치와 현재의 필요를 적절히 읽어야만 한다. 학생들이 미래를 살아갈 준비가 잘 되도록 도와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사회의 트렌드를 읽음으로써, 또한 우리 학교 학생들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함으로써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해 줄 방안을 적절히 판단하여 교육적 인풋을 설계해야 한다. 그것이 교육전문가의 역할이고, 한 해의 큰 그림을 그리는 신학기 준비 기간에 필수로 이루어져야 하는 일이다.







3. 혁신은 B2B


혁신은 기존에 없던 신박한 시도를 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혁신은 되돌아보며 놓치고 있던 기본을 붙들 방법을 찾는 것, 부족함을 채울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래서 혁신은 Back to Basics, 즉 기본에 충실할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4. 나의 강점으로


교사도 저마다 강점이 있다. 자기 연찬을 통해 약점을 보완해 가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고, 이는 교육자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자세이자 의무이다. 그러나 무엇 하나 빠지는 측면이 없는 “육각형” 교사가 되는 것이 신학기 를 준비하는 학교나 교사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안 된다기보다, 효과적이지 않다. 열등감과 패배의식만 심어주게 되어, 금방 지쳐 나가떨어지게 만들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 대신 강점으로 협업을 하는 구조를 만들면 어떨까? 문법 설명, 강의식 수업에 탁월한 교사는 나름대로 어법을 가르치고, 모둠활동 진행 역량이 뛰어난 교사는 협동학습 위주로 수업을 설계하고 평가하는 식으로 말이다. 서로 다른 학년과 과목을 거치는 동안, 다양한 선생님의 장점을 통해 균형 잡힌 교육을 받은 졸업생을 배출할 방안을 같이 모색하는 것이다.

신학기 집중 준비기간 연수에서 “강점을 활용한” 협업 및 분업 방안을 모색하며 학년별, 교과별 교육과정을 함께 설계하면 좋을 것이다.







5. 그리고 워라벨


학교 안팎에서, 삶의 어떤 영역에서라도 나도 모르게 스스로를 혹사시키고 있는 나를 발견하는 구조에, 나를 무방비 상태로 내던지고 싶지 않다. 조직의 한 해를 계획하는 모임에서 우리는, 나의 요구와 학교의 요구, 그리고 이 시대의 요구가 적절히 만나는 지점을 찾도록 지원해야 한다.







모든 조직의 불안함이 기대감으로 전환되기를 기원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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