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선생님이 싫어서 그 과목도 싫어진 경험 있으신가요? 한편, 선생님이 좋아서 그 과목까지 좋아하게 되었던 경험은요?
저는 둘 다 있었습니다. 대부분 그러실 것 같아요.
“인기몰이”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것은, 뭐랄까, 본질에서 많이 어긋나겠지만서도, 학생들이 좋아하는 교사의 모습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은 행복한 교직 생활을 위해 고민해 볼만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인기 있는 교사의 특징을 알아보며 더 멋지고 훌륭한 교사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기로 하지요.
1. 젊음
아이들은 자신들과 나이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선생님께 친근함을 느끼게 마련입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그런데 2~30대의 풋풋하고 싱그러운 젊음을 영원히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니 세월의 흐름은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여야겠지요.
물론, 아이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캐릭터, 유행어 등에 대한 학습을 통해 친밀도를 높이는 노력은 할 수 있겠네요.
2. 외모
두 번째 요건은 외모입니다. 외모 지상주의 쩌는(1번과 관련하여 노력 중입니다) 속된 모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호감 가는 외모(사람마다 기준은 다를 수 있겠지요)를 지닌 사람을 볼 때 나도 모르게 동공이 커지고 미소가 지어지는 것은 인간 본성의 영역이니까요. 아이들이 예쁘고 멋진 선생님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같은 교사가 교사를 보아도 좋습디다.)
멋지고 호감 가는 외모를 지닌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건강한 아름다움을 추구하거나, 성형수술을 하거나, 혹은 멋지고 세련된 의복이나 화장, 머리 손질 등을 통해 단장을 할 수도 있겠네요. 학부 시절 제가 정말 존경하는 교수님께서는 학생들 앞에 서는 것이니까 단정한 외모를 갖추는 것 또한 중요하며, 수업 들어가는 요일별로 다른 옷을 준비하여 입는 것도 좋다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3. 성품
교사의 인격은 나이나 외모에 비해 더 중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근사한 외양으로 인해 찬사의 대상이 되는 것도 좋고 부럽지만, 인품을 통해 깊은 존경을 받는 것은 더욱 가치있는 일인 듯합니다. (교사로서 외모도 단정하게 하라고 말씀해주신 교수님의 다정하고 따뜻한 인품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학생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경청해주고, 의견을 존중해주는 선생님을 따르더라고요.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났을 때,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내용은 거의 잊어버리지만, 선생님의 태도나 성품에 대한 느낌과 기억은 오래도록 갖고 있게 마련이지요.
저에게도 인생 상담하겠다고 교무실을 찾아오는 학생이 드디어 생겼을 때, 얼마나 기쁘던지 모릅니다. 뭐랄까, 명예로운 뱃지를 가슴에 단 기분이더라고요.
4. 전문성
적절한 교과 교사로서의 역량을 갖추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일전에 받은 교사 연수에서, 어느 교장선생님께서 아무리 성격 나빠도 교사는 실력 좋으면 존경 받는다는 말씀으로 연수를 시작하시더라고요. 다 동의하지는 않지만 부인할 수도 없었습니다. 이건 뭐랄까, 능력주의의 관점에서만 바라보기는 좀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교사의 존재의 이유이기도 한, 본질에 가까운 영역이니까요.
의사가 의학 지식을, 판사가 법률 지식을, 공무원이 행정 처리 절차를 잘 알고 있어야 하듯, 교사는 학생들이 교과 지식과 역량을 습득하고 발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할 전문성을 갖추어야 하겠지요.
제가 이제까지 경험한, 교사로서의 전문성이 눈에 띄게 향상된 변곡점과 같은 지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4.1. 교과 전문성 함양 연수 및 연구 모임
같은 교과 선생님들끼리 모여 교과 수업에 대해 공부하고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연수에서, 현장전문가인 교사로서의 교과 지도 역량이 아주 많이 향상될 수 있습니다. 교내외 교원학습공동체를 통해 교과 전문성을 함양하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고마운 분들 얼굴이 스치네요.
4.2. 범교과 연수
국어, 사회, 과학 등 타 교과 선생님의 연수에서, 영어 교과 수업과 평가에 대한 생각지도 못한 영감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사회참여 프로젝트 수업에 대한 사회 선생님의 발표를 듣고 비슷한 프로젝트를 시도해 보았고, 과학과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서논술형 시험 운영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으며, 국어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며 독서토론 및 글쓰기 지도 비법을 터득했지요.
4.3. 학술 세미나
대학 교수님들의 강의 및 세미나를 통해서 전문성을 함양할 수 있습니다. 학부 졸업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나고 교육 현장에만 있다 보니, 지적 자극이 필요하긴 하더라고요. 지난 주에는 전영주 교수님의 인지언어학 수업을 청강했는데, 와, 학생들 사이에서 배움이 정말 행복했습니다. 교수님께서도 학생들과 또 학교 현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국어교과교육론을 더더욱 발전시키시리라 믿고 기도로 응원합니다.
인기 있는 선생님에 대한 얘기 하다가 좀 다른 종착지에 다다른 것 같긴 하지만, 교사로서 좋은 수업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행복한 교직 생활을 위한 필수 요건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수업이 좋아지면 교사도 학생도 행복해지니까요.
그러면 우리 사회도 좀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아, 얼마나 좋을까요!
평안한 밤과 새 아침 맞으세요!
(어그로 끄는 제목에 대해서는 사과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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