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디지털 재난에 대한 안놀람교향곡과 확증 편향

글을써보려는사람 2024. 7. 2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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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에 따르면, 예상을 벗어난 일이 발생할 때 우리는 놀란다. 여기에는 어떤 일이 정상 범주에 드는지, 아니면 정상을 벗어난 범주에 드는지에 대한 우리의 판단이 작용한다. 그리고 어떤 일이 처음에는 놀랍게 여겨질지라도, 이것이 반복되면 놀라움의 강도가 줄어들고, 나중에는 '으레 그러한' 일로 여겨지게 된다. 뒤이어 일어난 일들로 인해 맨 처음 일어난 일이 떠오르고, 일련의 연관성 있는 사건으로 해석되기 시작하고 굳어버리는 과정에서, 확증 편향이 생성되는 것이다.
 
 
 

1. MS 클라우드 장애가 놀랍지 않은 이유

 
최근 발생한 MS 클라우드 장애로 인해 발생한 전세계의 마비 사태는 놀랍지만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니다. 
 
https://v.daum.net/v/20240719163202629

MS 클라우드 장애에 전세계 ‘사이버 정전 사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해 각국에서 항공기가 결항되고 생방송 송출에 차질이 빚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항공권 발권과 방송, 통신, 의료, 금융 등 MS의 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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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의 처리가 사이버 기반으로 이루어지게 된 초연결 시대에, 해킹이 되었든, 정전이 되었든, 시스템 오류가 되었든 어떠한 요인으로 인해 전산이 마비된다면 자연히 모든 업무가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 컴퓨터로만 업무를 하는 곳에서 컴퓨터가 고장나거나, 전기가 끊어질 때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는 것은, 놀랍기는 커녕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한편 복구가 지체되면서 개인정보 유출 염려도 심각한 상태라고 한다.
 
 
https://v.daum.net/v/20240722102653725

'정보보호의 달'에 발생한 대규모 IT대란…"해킹 주의보"

지난 19일 발생한 글로벌 IT 대란을 악용한 사이버 공격 시도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어 정부가 비상 대응에 들어갔다. 또한 항공사, 게임사 등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국내 기업 10곳 중 6곳은 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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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생각해보면 이런 종류의 일을 우리는 결코 처음 접하는 것이 아니다. 
 
 
 
 
 
 
 

2. MS 클라우드 장애와 개인정보 유출 우려에 대한 확증 편향

 
2022년에는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카카오톡이 8시간 이상 먹통인 사태가 벌어졌고,
 
https://www.yna.co.kr/view/AKR20221015050700017

카카오톡 '먹통' 8시간반 넘겨…"12년 역사 최장 장애"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15일 낮에 시작된 카카오[035720]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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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동행복권 홈페이지 해킹으로 인해 개인정보가 다량 유출된 사건이,
 
 
https://v.daum.net/v/20231106152138249

동행복권 홈페이지 해킹 공격…"개인정보 유출 가능성"

(세종=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복권사업 운영자인 동행복권은 자사 홈페이지에 해킹 공격이 이뤄져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동행복권은 전날 외부 해킹 공격에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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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올해는 사상 초유의 사법부 해킹 사건을 포함하여,
 

 
https://v.daum.net/v/20240511161145416

초유의 사법부 해킹…허술한 시스템에 '늑장 대응' 비판도

(서울=연합뉴스) 황윤기 기자 = 법원 내부 전산망에서 2년간 1천 기가바이트(GB)가 넘는 규모의 자료가 유출됐다는 합동 수사 결과로 대법원의 허술한 보안 시스템이 여실히 드러났다. 사상 초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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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정보가 탈탈 털리는 상황은 아주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그야말로 음성다중 스테레오이자 금관악기 건반악기 목관악기 모든 악기를 동원한 사이버 안놀람교향곡이며 봄의 모든 소리를 표현한 봄의 제전 아닌 사이버 제전이다.
 
 
 
너무도 예상가능했던 일의 확대판일 뿐이었던 MS 클라우드 사태에 우리가 어찌 놀라겠는가?
 
차라리 정말 놀라운 점은, 러시아와 중국은 이 사건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던 것인데, 그 원인은 MS 클라우드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시스템을 마련 및 운영해 온 데 있었다고 한다.
 
 
 
https://v.daum.net/v/20240721085002449

세계적 혼란 속에도… "중·러, MS발 'IT 대란' 영향 안 받아"

마이크로소프트(MS) 클라우드 장애로 전 세계가 '정보기술(IT) 대란'을 겪은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방과 대립하면서 자체 시스템을 구축해온 덕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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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픽사베이

 
 
 
 
 
 
 

3. 교육의 디지털 대전환에 대한 우리의 확증 편향

 
7월 초 교육부에서 <디지털 심화 시대의 교육이 지향하는 가치와 원칙에 대한 선언> 공문을 초중등 교육 및 행정기관을 대상으로 시행하였다. 유럽과 UN, 미국, 영국 등 해외의 디지털 시대의 가치 및 원칙에 대한 논의, 그리고 우리나라의 교육 분야 디지털 관련 논의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하여 큰 원칙을 정하는 시도였고, 나는 무척 반가웠다. 가치에 기반한 견고한 중심을 세우고, 이러한 축을 토대로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걸맞은 이상적인 교육 활동을 계획해나가는 것이 합당한 순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디지털 교육의 안전성과 신뢰 확보 관련 내용 중 '디지털 프라이버시 보호' 부분에서 나는 특히 마음이 상당히 갑갑해짐을 느꼈다.
 
공들여 구상한 멋진 수업이 통신망 장애로 인해 불능 상태에 빠지는 아주 흔한 일뿐만 아니라, 정기고사 문제의 정답이 기록된 문서인 문항정보표가 다른 학교에서 출력되는 등 시스템 불안정성으로 인한 대혼란을 겪기도 하며, 앞으로 이와 유사하거나 혹은 더 큰 일이 벌어져도 크게 놀라지 않을 마음의 준비가 우리는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학습의 동기 수준을 끌어올리고, 발산적 사고 및 협업을 독려하고, 기술력과 자료를 활용하여 멋진 산출물을 만들어내는 등 디지털 기기의 이점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수자의 교육 혁신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그러나 동시에, 각종 디지털 재난에 대비하는 역량도 함께 키워야만 한다.
 
 
 
인터넷이 중단되어도 배움은 지속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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