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수업과 평가에는 교통정리가 필요해!

 
 
 
혹시 지시 사항이 명확하지 않아 나름 고심하며 작업을 했는데, 상사가 이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 작업한 결과물을 모두 혹은 상당 부분 갈아엎어야 했던 경험 있으신가요? 알아서 해봐, 했다가 이것도 별로, 저것도 이상해, 다 뜯어고쳐야 하는 상황은 우리를 정말 좌절하게 만듭니다.
 
 
 
 

출처: 픽사베이

 
 
 
글쓰기 수업 시간에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평가에 앞서 별도의 지시 사항과 충분한 가이드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일견 창의성을 독려하고 자율성을 존중해주는 사려 깊은 태도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자칫 제멋대로인 결과물을 낳게 되기도 합니다. 일단 써 봐, 해놓고 이것도 잘못되었고, 저것도 고쳐야 한다고 빨간 표시 한 가득인 평가서를 받아 든다면 학생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언짢을 수밖에요. 교사는 교사대로, 천차만별인 답안지를 어떻게 채점해야 할지 난감해지지요.
 
 
 
글쓰기 수업과 평가에는 교통정리가 필요합니다. 꽉 막힌 도로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과 같아진 글을 양산하지 않기 위해서는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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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꼼꼼한 사전 설계를 통해 글쓰기 수업과 평가를 원만하게 진행할 방안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로드맵 제시하기

 
언제까지 개요를 작성하고, 개요에 대한 피드백은 어떻게 제공할 예정인지, 언제까지 초안을 제출해야 하며, 최종 원고 제출 기한은 언제이고 방법은 무엇인지 등 전체 글쓰기 수행평가 과정을 안내해주면, 학생들은 수업과 평가 진행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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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평가를 시작하기 전에 루브릭을 제시하기

 
중간에 자기 마음대로 놀이 규칙을 바꾸는 친구로 인해 짜증이 났던 경험 있으시지죠? 평가 게임이나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규칙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친구들과의 놀이에서도 규칙의 제정 및 준수가 중요한데, 하물며 학교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평가에서 적절한 기준을 미리 마련하여 공유하는 작업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겠지요. 교사는 ‘일단 해 봐’ 해놓고 자신만의 주관적인 기준으로 평가를 하는 독재자와 같은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러이러한 기준으로 채점 및 평가가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평가가 시작되기 이전에 알려주어야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채점을 하다보면 미리 정한 기준에서 벗어나는 경우의 수가 제법 생기게 마련입니다. 이를 대비해서, ‘이외의 사항은 교과 협의를 통해 결정함.’등의 문구를 채점기준표 하단에 추가 해두면, 분쟁의 소지를 줄일 수 있습니다.
 




 
 

3. 주제 명확하게 제시하기

 
‘차별과 혐오’라는 모호하고 두리뭉실한 주제를 제공하는 대신 ‘한국의 청소년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차별과 혐오 현상의 원인과 해결 방안’과 같이 구체적인 주제를 주시는 편이 훨씬 좋습니다. 전자는 학습자들이 뭘 어디서부터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하게 만들고, 후자는 청소년 문화 속 차별과 혐오 현상의 사례부터 탐색하도록 해주니까요. 어떤가요? 주제를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제공함으로써 교통 정리를 하는 것이 무척 유익할 것 같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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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쓰는 방법과 써야 할 내용 안내하기

 
글의 서론-본론-결론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일련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면 학생들이 체계를 갖춘 완성도 높은 글을 쓸 확률이 높아지고, 내용 및 구성 등 평가의 기준을 명확화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문제해결적 에세이를 작성한다면, 글의 각 부분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도록 안내할 수 있지요.
 
서론 - 글을 쓰게 된 계기, 문제의식
본론 - 원인 분석, 해결 방안 제시
결론 - 예상되는 반박 의견 및 재반박 의견
 
이러한 이정표를 글의 초안 용지에 추가하여 함께 인쇄 및 배포하면, 어디에 어떤 내용을 써야 한다는 설명을 단순 반복하지 않아도 되어 좋답니다. 그 대신 각 내용을 좀 더 적절하게, 좀 더 심도 있게 정교화할 방안에 대한 고차원적인 피드백을 줄 시간과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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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효과적인 글쓰기 수업-평가를 위한 교통정리 방법 네 가지를 알아보았습니다.
선생님의 수업과 평가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