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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년 하버드 사고력 수업>을 통한 비판적 사고 훈련 #2

글을써보려는사람 2024. 7. 2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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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숙희 작가의 <150년 하버드 사고력 수업> 중 101~106면에 소개된 '인생을 관장하는 비판적 사고력의 효과' 부분을 비판적으로 읽으며 저의 사고력과 글쓰기를 훈련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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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년 하버드 사고력 수업>에서 강조하는 비판적 사고력을 동원해 감히 선생님을 지적하다 #1

1500자로 이루어진 블로그 글 한 편 써내기도 버거워하며, 다섯 장짜리 보고서의 1/5에 해당하는 분량은 잘라내는 것이 좋겠다고 결론을 내려 좀 전까지 수정을 한 데다가, 지난 글들을 읽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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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이어 글을 쓰려는데, 존경하는 동료 선생님께서 자조적으로 하신 말씀이 떠오르네요. 
 

애들한테 비판적 사고를 가르치면, 그 사고력을 가지고 우리를 비판해.

 

어쩌면 송숙희 작가님이 이런 생각을 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시에 비판적 사고력이 쑥쑥 늘고 있는 독자를 뿌듯하게 지켜봐 주실 것도 같고요. 제가 나날이 성장하는 학생들을 바라볼 때의 시선처럼요.

글의 논리적 오류를 발견하고 개선점을 찾아보려는 시도를 하는 이 글 역시 논리적 오류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겠지요. 댓글을 통한 가르침, 그리고 배움의 확장을 기대하며 글을 씁니다.
 
 
 

출처: 교보문고 인터넷 서점

 

 
 
 
 

#4. 잘못된 딜레마의 오류

 
인생을 관장하는 비판적 사고력의 효과 세 번째 항목인 '비판적 사고력이 있으면 필요한 정보만 얻습니다'와 관련하여 송숙희 작가는 팬데믹 기간에 유포되어 혼란을 초래한 잘못된 의료 상식의 문제점에 더하여, 초보 부모의 80퍼센트가 소셜 미디어에서 육아 정보를 얻는다는 미국 미시간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인용합니다. 물론 소셜 미디어를 통한 잘못된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행위를 경계하자는 말씀의 취지에 매우 공감합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부연하신 서술 내용에 잘못된 딜레마의 오류가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당 부분과 판단의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p.103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많은 초보 엄마가 인터넷 검색으로 전문가의 조언을 대신하고 부모들끼리 경험에 의존하는 조언을 주고받습니다. 미시간대 C.S.모트 어린이 병원 측은 연대감을 느끼는 다른 양육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이점이 있지만 비판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가정의 상황이 각기 다르며 다른 사람의 경험이 자신의 자녀에게 적합한 해결책은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각 개인별로 상황이 다르므로 나의 자녀에게 적합한 해결책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은 육아 전문 서적이나 방송 등 공신력 있고 검증된 경로를 통해 얻는 정보에도 해당되는 내용으로, 비단 소셜미디어를 통한 정보나 개인대 개인으로 전승되는 정보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SNS상의 모든 육아 정보가 '개인적인 경험'에 해당한다거나, 심지어 잘못된 정보라고 치부할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위의 근거에 따르면 독자는 전문의를 포함한 아동 전문가에게 1:1 맞춤형 코칭을 받는 경우가 아니면 육아에 대한 어떤 정보도 신뢰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출처: 픽사베이

 
 
 
 
 
 
 

#5. 뼈가 들어있는 말을 사용하는 오류

 
'비판적 사고력이 있으면 자존감이 높아집니다'라는 네 번째 주장을 논증하기 위해, 작가는 정신 신경과 전문의 전미경 님의 말을 인용합니다.
 

감정은 자동 반응이다. 수시로 고양되고 무너진다. 자존감에서 감정과 이성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간다. '왜 불안하지? 왜 슬프지?'라고 묻고 솔루션을 찾아야 한다. 자존감이 낮은 분들은 대개 지성이 떨어진다. 지성은 지능이 아니라 합리적인 판단, 적극적 사고의 힘이다.

 
 
지성의 의미가 타고난 총명함이 아닌 합리적이고 적극적으로 생각하는 역량을 의미한다고 덧붙이며, 합리적 사고가 자존감을 높이는 데도 기여한다는 내용을 결론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자존감이 낮은 ''이라고 존칭을 담아 표현함으로써 자존감이 낮은 이들의 감정을 다치지 않게 하려는 듯한 시도가, 역설적이게도 사실상 문장이 의미하는 '자존감이 떨어지는 이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혹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지성'의 의미까지 더해진다면 자존감이 떨어지는 이유는 멍청하기 때문이다)'를 더욱 극명하게 드러나게 합니다. 뼈가 들어있는 말을 사용하는 오류를 범한 부분이라고 판단하는 근거입니다.
 
'자존감이 낮으면 지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명제가 참인지 검증하기 위해 대우 명제(~q이면 ~p이다)를 기술해 보면, '지성을 갖춘[적극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자존감이 높다'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참이라고 가정합시다. (가정할 뿐만 아니라 자존감을 높이는 사고력의 역할에 대해 상당 부분 동의합니다.) 그러나 '문제해결적이고 진취적인 사고 훈련을 거친 사람들은 자존감이 높은 경향이 있다'는 서술로 충분한 내용을 '자존감이 낮은 분들'이라는 언급으로 풀어내는 것은 자칫 누군가를 향한 공격이 될 수 있고, 따라서 온당하고 신사적인 논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내용은 송숙희 님이 아닌 전미경 님께 전달해 드려야하는 내용인지도 모르겠네요.)
 
 
 

출처: 픽사베이

 
 
 
 
 
 
 
오메! 머리를 굴리는 일이 이렇게나 어려운 일이었군요.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려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회의감이 들기도 합니다. (생각 중인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메타 인지를 발휘하는 것이겠지요?)
글을 구상하면서 생각했던, 비판적 사고력도 중요하지만 타인을 위한 따뜻한 마음이 중요하다는 모종의 결론에는 이번 글에서는 도달하지 못할 것 같고요.ㅎㅎ (이생망 아닌 이글망?)
 
아무쪼록 송숙희 선생님, 흥미로운 서적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습한 여름 날씨에 건강 조심하세요 여러분!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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