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사의 학생 살인 사건을 둘러싼 반응을 통해 생각해 보는 언론의 역할

글을써보려는사람 2025. 2. 1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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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교사가 학생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온 국민이 받을 충격과 침통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https://v.daum.net/v/20250211103740782

대전 초등생 흉기 사망…가해 女교사 “내 목숨 끊으려 흉기 구매”·과거 ‘극단적 선택’ 수차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8살 여아가 흉기로 살해된 가운데, 범인은 이 학교의 40대 여교사 A씨인 것으로 파악돼 충격을 주고 있다. A씨는 자신의 목숨을 끊기 위해 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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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는 우울증을 앓고 있었으며 불과 며칠 전 동료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급기야 해당 교사가 어제 학생을 살해하는 참사가 벌어졌고요. 학생의 보호자는 학원에 아이가 도착하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고 휴대전화에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당시 아이 주변의 상황을 소리로 확인하였다고 합니다.
 
한편 이 사건을 둘러싸고 학생이 소지하고 있던 휴대전화에 깔린 부모 보호 애플리케이션과 이에 대한 교사 커뮤니티 내의 반응도 기사화 되었습니다.
 
 

 
 
 
캡처한 화면에서 교사로 보이는 사람들의 발화는, 교사들이 학부모를 '교사에 대한 감시하는 시도하는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네요.
 
 
https://v.daum.net/v/20250211112508370

선생님이 초등생 살해했는데…교사 커뮤니티, 도청 걱정 '급급'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초등학생 부모가 휴대전화에 설치된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당시 소리를 들을 것을 두고 일부 교사들은 수업 도청을 우려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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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러한 캡처 화면을 활용하여 기사를 쓴 기자님은 이러한 '보호자의 교사에 대한', 그리고 '교사의 보호자에 대한' 갈등을 명시적으로 드러내 전달하고 있군요. 운명을 달리한 학생을 걱정하는 대신 도청 위험에 대한 염려와 더 나아가 법적 대응 등을 고려하는 교사 집단의 반응에 대한 지적으로 보이고요.
 
이러한 기사를 보는 교사의 마음은 어떨까요? 사망한 학생에 대한 안타까움과, 이 상황에서 애도보다 불안과 원망의 태도를 보이는 동료 집단에 대한 안타까움(그리고 이로 인한 수치심 혹은 죄책감)을 느끼겠네요. 이러한 기사를 보는 보호자는 어떨까요? 교육자로서의 사명감을 잊고 자신의 안위(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염려)만 걱정하는 모습의 교사가 한심하고 믿을 만하지 못하게 여겨지겠고요.
 
결과적으로 이러한 기사는 교사와 보호자 사이의 불신, 그리고 그러한 교사에 대한 사회의 불신을 조장하고,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기사를 보실까요.
 
https://v.daum.net/v/20250211122507123

대전 초등생 아버지 “교사가 아이 죽이는데 학교 어떻게 보내요”

“학교에서 교사가 애를 죽이는데 어떻게 학교를 보내요.” 11일 오전 11시6분, 고 김하늘(8)양의 빈소가 차려진 대전건양대병원 장례식장 2층에 학교 교사들이 조문했다. 교사들이 울음을 터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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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아이를 죽이는데 학교를 어떻게 보내느냐는 유족의 말을 기사화 하였네요. 자식을 잃은 아버지의 절규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말씀입니다. 당연히 그런 마음이 드실 것 같고, 정말 괴롭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헤드라인을 '앞세운' 기사를 읽는 국민들은, 게다가 다음 달 자녀의 입학과 진학을 앞둔 보호자 입장에서는 학교와 교사 집단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가지게 될는지요? 학교에 대한 공포와, 교사에 대한 불신의 마음을 '먼저' 갖게 되지 않을까요?
 
 
 

언론의 사명을 다하고 있는 좋은 기사인가

 
우리 여기에서 언론의 역할을 좀 고민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언론의 사명은 정론직필(正論直筆)과 불편부당(不偏不)이라고 나옵니다. 어느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공평한 관점에서 이치에 맞는 바른 논리로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것이 참된 언론의 사명인가 봅니다. 그런데 위의 기사를 작성한 기자님들은 사실 그대로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론직필의 자세를 견지하셨다고 볼 수 있겠으나, 기사를 통해 국민 사이에 '당파(派)'가 적극적으로 조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불편부당의 정신을 기사를 통해 실현하지는 못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비극적인 참사를 앞에 두고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이 미움과 원망이어야 할까요, 아니면 슬픔과 애도여야 할까요? 저는 분명히 후자라고 믿습니다.
또한 이 일을 겪으며 우리 모두는 책임감을 가지고 우리 사회의 '정신 질환'의 문제를 해결 방안을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고, 이런 일이 다시는 어디에서도 발생하지 않을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정책 입안가 여러분정신 질환과 폭력의 문제를 예방 및 해결하는 정책을 마련해 주십시오.
교사 여러분, 애도를 돕고 미래 우리나라를 짊어질 성년이 될 학생들의 정신 건강을 증진하며 학력을 제고하는 전인적 교육 방안을 고민합시다.
그리고 언론인 여러분, 국민적 애도를 돕고, 문제 예방과 해결에 대한 사회적 노력에 대한 기사를 통해 시민 사회의 성숙과 발전에 기여하는 사명자가 되어 주십시오.
 
 
뼈아픈 마음으로, 희생 당한 김하늘 양을 추모합니다.
 
애도에 동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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