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의 역량
현재 세계에서 가장 바쁜 지휘자는 구스타보 두다멜이라고 합니다. 엄격한 스승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의 아래에서 지휘를 공부하면서, 두다멜은 악보의 가장 세세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연구하는 훈련을 받았다고 하네요. 따라서 작곡가의 의도를 아주 충실하게 구현해내는 지휘자라고 합니다. 게다가 그의 엄청난 연구와 남미 특유의 열정이 더해져서, 그가 지휘하는 음악은 오케스트라 단원뿐만 아니라 관객까지 음악 속으로 들어와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YvEvP2cmdk
위 영상은 12년 전 그가 지휘한 '맘보' 영상입니다. 과연 두다멜은 관객이 음악을 '감상'하는 데서 머물지 않고 음악의 '일부'가 되어 음악을 '경험'하도록 이끌어내네요. 한편 그가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이끄는 연습 영상을 보니 바이올린이, 첼로가, 피아노가, 비올라가, 트럼펫이, 심벌즈가, 바순이 각 부분에서 어떤 느낌으로 소리가 울려퍼져야 하는지에 대해 아주 세심한 주문을 하더라고요. 모든 악기의 모든 음이 어우러져 관객의 귀에 '완성된 하나의 소리'로 전달될 수 있도록이요.
지도자로서 교사의 역량
저는 마에스트로의 역량에 대해 생각해 보면서, 먼저 교사의 역할에 대해 고찰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같은 교과서로 같은 지문을 가르쳐도, 어떤 선생님이 어떤 방식으로 가르치는가에 따라 학습의 경험에는 아주 큰 차이가 나게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정답은 없겠지요. 개별 학생의 학업 성취도가 다르고, 또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수업 방식에 차이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전반적인 학습 경험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교사는 내용 제시 순서를 어떻게 할 것이고, 어떤 유형의 수업 방식을 적용할 것이며, 각 활동에 어느 정도의 시간을 할애할 것인가에 대한 총체적 계획을 수립하고, 매 순간 변화하는 교실 상황에 맞게 즉각적인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사는 수업 경험이라는 종합 예술을 이끄는 지도자이기 때문입니다.

지도자로서 대통령의 역할
지도자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며, 나라의 지도자에 대해서도 저는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한 사람의 국민이면서 동시에 나라를 대표하여 전체를 통솔하는 사람입니다. 다음은 헌법 제4장 1절 66조에 명시된 대통령의 역할입니다.
제66조
①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이며,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한다.
② 대통령은 국가의 독립ㆍ영토의 보전ㆍ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진다.
③ 대통령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를 진다.
④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 속한다.
대통령은 사회 전체의 질서 유지와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국정 운영을 주도하는 국가기관으로서, 대통령은 정말 막중한 책임을 지닌 존재네요. 각 정부 부처의 역할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조화를 위해 원활히 소통해야 하고, 궁극적으로 모든 국민의 안녕을 위하여 헌신해야겠군요.
오늘 시내에 나갔다가 버스를 기다리며, 태극기 집회 시위대를 30여 분 간 지켜보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도무지 납득을 할 수 없었고, 대한민국 전체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어버린 비상 계엄의 적법성이나 대통령으로서 윤석열 피청구인의 자질에 대한 설명은 오간 데 없고, 야당 대표를 구속하라는 구호만 들려와서 저는 정말이지 의아했고, 귀를 막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음은 신동호 님의 <대통령의 독서>에 소개된 바에 따르면 조지훈 선생은 "당파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요사스러운 당파, 가짜 당파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고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고 하네요. 다음은 조지훈 선생의 <지조론>의 내용을 재인용한 것입니다.
여·야와 보수·혁신을 막론하고 오늘 우리나라의 정당은 이 타성을 벗어난게 하나도 없다. 사회단체도 마찬가지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매달려서 얼마의 돈을 타 쓰고, 깃발을 들어 주고 또는 때에 맞추어 사진을 팔고 조각품을 팔고 뼈다귀를 파는 따위, 애국을 파는 장사꾼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오는 게 민망하기 짝이 없다.
- 조지훈, <지조론> 재인용
미디어를 통해 연일 보도되고 있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떠올려 볼까요?
'몸조심하라'는 협박성 발언을 통해 분노를 유발하는 것도, 테러 행위에 대해 '목을 긁혀' 드러누웠다고 비아냥거리는 것도, 저는 지도자로서 참으로 민망한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화합을 이끌어내기는 커녕 분열을 조장하고 있으며, 이것은 지도자의 역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의 태평성대를 주도할 지도자를 간절히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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