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는 문득 인간을 떠올렸다. 한 사람이 얼마나 다른 이들을 아프게 하고, 다른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이들을 도울 수 있는지를......
- 이희영 <소금아이> 중에서
로마서 말씀이 떠오르는 구절이다.
한 사람(아담)이 순종하지 아니함으로 많은 사람이 죄인 된 것 같이 한 사람(예수 그리스도)이 순종하심으로 많은 사람이 의인이 되리라
-로마서 5장 19절 말씀
'한 사람'의 역할은 정말 크다. 오늘 어떤 일을 맡아 했는데, 초반에 업무 담당자의 안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일이 두서 없고 잘못된 방식으로 진행되는 바람에 일을 더 복잡하게 오랫동안 해야 했다. (업무 담당자의 꼼꼼하지 않음은 나의 약점이기도 함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학생 한 명이 수업을 살리기도 하고, 수업 분위기를 완전히 흐려놓기도 한다. 예전에는 교장 선생님은 그냥 교장실에 앉아 있는 사람인 줄만 알았는데, 리더 한 명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이제는 알고 있다. 뉴스에서도 우리는 '한 사람'의 준법 정신의 부재가 온 사회를 흔들고 있음을 연일 확인하고 있다.
사람뿐만이 아니다. 오늘 들은 강연 중 정말 인상깊었던 내용은, '검은 건반 하나'가 곡 전체에 미치는 역할이 얼마나 큰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슈베르트의 <마왕>에서 검은 건반이 가져오는 불협화음은 불편함과 공포심을 일으킨다. 작은 돌부리 하나에 차가 덜컹거리고, 살을 파고든 가시 하나가 이루말할 수 없는 고통을 준다. 한편, 국에 넣은 소금 한 알이 맛을 더해주기도 한다. 이처럼, 아주 작은 일부분의 영향은 결코 사소하지 않다.
역사에서도 한 사람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일왕을 죽이는 데는 실패하고 교수형으로 생을 마무리했지만, 이봉창의 의거는 임시 정부와 독립운동 전선에 불씨를 지폈으며 윤봉길 의사의 두 번째 의거로 이어졌고, 이것이 일본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고 한다. 또한 윤봉길 의사 한 사람의 역할이 중국을 움직여 항일 연대 활동이 새롭게 이루어졌다고 한다. (<울게 되는 한국사> 참조)
성경에도, 하나님이 한 사람을 찾으신다고 나온다.
이 땅을 위하여 성을 쌓으며 성 무너진 데를 막아 서서 나로 멸하지 못하게 할 사람을 내가 그 가운데에서 찾다가 찾지 못하였으므로
- 에스겔 22장 30절 말씀
성을 멸하려는 하나님의 진노를 막을 의로운 한 사람을 찾지 못함에 대한 하나님의 탄식이다.
나의 마음 알아주는 이가 이 세상에 하나 없게 느껴지던 순간에, 나도 얼마나 외롭고 괴로웠는지 모른다.
나의 사명을 떠올린다.
하나님 마음에 합한 한 사람이 되기를 소망한다.
책을 좀 더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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