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화 교육과정으로 진행한 <대중문화를 통해 가족을 탐구하기> 수업이 성공적이었다. 그 단서는 다음과 같다.
첫째, 1교시에 엎어져 있거나 잡담을 하던 아이들이 2교시(내가 진행을 한 부분... 그저 자랑이 너무나 하고 싶은 이 마음은 평생 가져가는 고질병일 듯하다;;;)에는 모두 일어나 있었고, 학습지마저 작성했다. 둘째, 14명 중 2명이 펑펑 울었다. 울면 게임 끝난 거다.
수업 성공 요인을 하나씩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작명 센스를 발휘하라
솔까말 다른 강좌 수강신청에 실패해서 온 학생들이 전부일 줄 알았다. 1교시 수업 중 학생들이 보인 태도를 보고 이 사실을 더더욱 확신하였다. 분위기를 전환할 겸 2교시 수업을 시작하며 어쩌다 이 교실에 오게 되었는지 각 학생에게 사연을 물었다. 그런데 의외로 원하는 강좌가 폐강되거나 선착순 마감이 되어 어쩔 수 없이 선택했다는 3명을 제외하고는 이 수업을 원해서 수강신청을 했다고 응답을 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1교시에 보인 수업 태도는 뭐지? ...나는 또 자랑을 하고 있다...) 연유를 들어보니, '대중문화' 및 '미디어'에 관심이 있어서, 포스터에 적힌 '미드'라는 말에 이끌려서 왔다는 학생들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두 명은 영어과 관련 진로를 희망하고 있어서 왔다고 했다.
낚시질을 잘 하려고 의도한 것은 아니었으나, 대중문화라는 단어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 학생들을 불러 모으는 결과가 되었다. 문화의 힘은 강력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2. 학생들이 참여하게 하라
언급하였듯 왜 이 수업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학생의 스토리를 물었다.
또한 다음과 같이 1교시 수업에서 선생님께서 가족에 대해 던지신 화두가 사전적 정의 중 몇 번째 항목에 가장 가깝다고 여겨지는지 학생의 의견을 물었다.
가장 공감이 가는 속담이 무엇인지 의견도 물었다.
학생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 깨어나고, 수업으로 들어온다.
3. 웃기거나 울려라
웃기면 일단 성공이다. 심지어 울리면 끝난 거다.(화나서 울게 만들어도 끝난 것이긴 하다. 반대의 의미로;)
<하늘 같은 든든함, 아버지> 광고를 볼 때 아이들이 울기 시작했다.
노래를 들을 때, 학생들은 흐느끼기 시작했다.
Kelly Clarkson의 <Because of You>를 듣고 작곡 배경을 설명할 즈음에는 학생들과 혼연일체가 되는 느낌이었다.
4. 알멩이를 잘 준비하라
웃기거나 울림으로써 감정적 카타르시스만 느끼게 해서는 부족하다. 좋은 수업은 알찬 학습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학교는 배움의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족에 대해 고찰한 내용을 작성하여 내면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이 성의껏 작성 학습지는 다음과 같다.
5. 결론
좋은 수업은 매력적이고, 감동적이고, 알차야 한다. 좋은 수업을 할 수 있도록, 정진하자.
함께 성장합시다.
2023.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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