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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도 르누아르도 아름다워서 삶이 기쁘다

다음 두 작품은 같은 장소에서 같은 풍경을 보고 서로 다른 두 화가가 그린 작품입니다. 작품의 제목도 로 동일합니다. 위의 작품은 르누아르가, 아래의 작품은 모네가 그렸다고 합니다.       전반적인 색감이 르누아르는 붉은 계열의 빛이 적절히 들어가 따스한 느낌을 주는 반면 모네는 푸른 계열의 물감 위주로 채색하였네요. 대상을 표현하는 붓질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르누아르는 나뭇잎의 처리도, 사람들의 옷도 섬세하게 나타낸 반면, 모네는 대담하게 가로선을 사용하여 나룻배 주변의 넘실거리는 물결을 표현하는 데 집중하였습니다. 르누아르의 그림에 비하면 모네는 사람들을 '대강' 표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섬세한 표현'은 모네가 그림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누가 더 옳을까..

문화 예술 2025.03.20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독서 일기 #3 -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문화의 힘

다음의 오랜 농담을 들어보신 적 있으실 것입니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은? 1. 냉장고 문을 연다.2. 코끼리를 집어넣는다.3. 문을 닫는다. 러셀 로버츠의 을 읽다가 위의 농담과 같이 다소 허무한 웃음이 나오는 내용을 읽었습니다. 인간의 수많은 결점을 고치는 방법은, '나쁜 행동을 저지하고 착한 행동을 장려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부인할 수 없지만 동시에 허탈해지는 해법입니다. 이론적[혹은 문자적]으로는 매우 타당한 말처럼 보이지만 실현이 대단히 난해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러셀 로버츠는 규제와 법률을 통해 '나쁜 행동을 저지'하는 것보다는,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문화'를 통해 착한 행동을 장려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논증합니다. 규제했으나 실효성 없는 정책의 ..

도서 2025.03.18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독서와 기쁨 회복 일기

저는 오늘 아주 슬펐습니다.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라는 생각이 잘 들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아이가 아주 어릴 때 이런 자괴감에 자주 빠졌던 것 같습니다. 나약하고 연약한 한 인간에 대하여 자비하기는 커녕 참으로 잔인하고 폭력적이기까지 한 스스로의 모습을 매일같이 보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잠들지 못하고 우는 아기에게 자장가를 불러주는 사랑 많은 엄마의 모습이 저는 아닐 때가 많았거든요. 어떻게해서든 저의 기쁨을 빼앗아가고 싶어하는 듯한 사람들의 모습에 저는 정말로 기쁨을 잃어버리게 된 것만 같았고, 그래서 더없이 울적했던 것 같습니다. 뒷부분을 읽으면서, 그나마 '나의 상태가 어떠하다'는 것에 대한 분석을 하게 되고는 마침내 침울함이 상당히 해소된 것 같습니다. 애덤 스미스에 따르면 ..

도서 2025.03.17

수업시간의 국력 낭비를 막기

수업에 들어가니 어느새 서로 친밀해진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와글와글 교제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교제하는 방식이 조금 염려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시작종이 울린 이후인데도 양치를 하러 간다고 하거나, 어느 한 학생 책상에 욕설을 써놓고 신나게 웃는다거나, ... 아무리 기다려 보아도 수업의 시작을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할 기미가 보이지 않더라고요. 직전 주에 수업 시간을 존중하자며 수업 규칙을 알려준 것이 무색하게 느껴지더라고요. 3월 둘째 주부터요. 속이 상하더군요. ‘조용히 해주세요.'라던가 '선생님과 동시에 말을 하지 말아주세요.'라는 말 대신 오늘은 조금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 보았습니다. 기다림 끝에 모두 조용해졌을 때 작은 소리로 물었습니다. 아직 할 이야기가 남아있는 ..

교육 2025.03.14

한국 문화를 꿈꾸다 #4 - 오해를 넘어 이해로

박제가 선생은 오랑캐가 아니다 내가 북경에서 돌아왔을 때,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중국의 풍습에 대해 듣고 싶어 했다. "말과 글이 일치하며 집은 금색으로 채색되었다. 도읍과 성곽, 악기의 화려한 음색, 무지개 모양의 다리와 푸른 숲, 사람들이 활기차게 거니는 풍경 등은 완연히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그들은 모두 황당해하며 내 일을 믿지 않았다. 그러고는 실망한 채 돌아갔다. 아마 내가 너무 오랑캐를 편든다고 생각한 것 같다. 아아. 이들은 모두 앞으로 이 나라의 학문을 발전시키고 백성을 다스릴 사람들이 아닌가. 그런데 이렇게 답답하니, 오늘날 우리나라의 풍속이 발전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 - 박제가, 재인용 나의 잣대, 나의 틀, 나의 관점에서 모든 것을 해석하는 일에 우리는 매우 능숙합니다...

교육 2025.03.13

자세한 눈을 기르는 수업

수업을 위해 학습지를 제작하였습니다. 학습지는 기본적인 이해 확인에서 시작하여 조금 더 깊이 있는 사고를 이끌어내는 것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구성하였지요. 먼저 다음과 같이 교과서의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하도록 하였습니다. 텍스트의 내용을 그림, 표, 마인드맵, 그래프 등 다른 정보의 형식으로 변환하는 활동, 즉 transformation 활동을 유도한 것이지요. 아마도 학생들이 탁구대를 선물 받고 놀랍고도 기뻐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릴 것으로 상상하였습니다. 그런데 대다수의 학생들이 막상 그린 것은 탁구채와 공이더군요. 제가 상상하던 학습 결과물과 달라서 다소 당황하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같은 활동을 가지고도 좀 더 깊이 있게 학습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까요? 1. 상세하게 바라보도록 발문 구성하기..

교육 2025.03.10

한국 문화를 꿈꾸다 #3 - 우리들의 자존감을 높입시다

한국 사람들은 타인에 대한 관심이 무척 많고, 타인으로부터 영향도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유행하는 패션이나 화장법도 따라 해야 합니다. 요즘 거리를 걷다 보면 검은색 패딩에 검은색(혹은 회색이나 청색) 통바지를 입지 않은 젊은이를 찾기가 더 어려운 것 같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람들은 대체로 비슷한 차림새를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달고나 커피, 국물 떡볶이, 마라탕, 탕후루, 두바이 초컬릿 등 음식에도 유행이 있습니다. 어디 이뿐인가요? 육아를 할 때에도 아기띠는 무슨 브랜드, 유모차는 무슨 브랜드, 6개월에는 무슨 간식, 돌 때는 무슨 책, 4살 때는 문화센터 무슨 수업과 같이 정해진 코스가 다 있습니다. 이렇게 주위 환경에 대해 민감하거나 개인의 결정에 외부적 요인이 많이 작용하는 현상은 '통일성'..

문화 예술 2025.03.04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독서를 통한 성찰 일기

글 쓰는 일에 대해, 스스로의 무지하고 준비되지 않은 모습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일정 부분, 아니 상당 부분, 개학을 앞두고 염려가 큰 상태여서 그런지도 모릅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고, 제가 읽고 생각하고 '알고 있다'고 여겨온 것들이 얼마나 하찮고 얄팍할 뿐인가를, 작가들과 또 여러 블로거 분들의 기라성 같은 글을 보면서 더욱 느낍니다. 최근에는 글을 한 편 써보려고 도전 중이기에 더욱 스스로의 한계를 절감하며, 절로 겸손해지는 중입니다. (내일부터 당장 학생들 앞에 서서 '가르쳐야' 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마음이 드는 것은 실로 난감한 일입니다.) 그런 와중에 저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책을 만났습니다. 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경제학자 러셀 로버츠 박사가 애덤 스미스의 을 읽고 ..

도서 2025.03.03

한국 문화를 꿈꾸다 #2 - 실종된 예의범절, 그리고 웃음과 문학

한국 할머니들은 왜 이렇게 rude해(무례해)?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조카가 한국 방문 중 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 깔깔 웃으면서도 낯 뜨거웠던 적이 있습니다. 아니 동방예의지국에서 무례라뇨? 지하철을 탈 때 밀치고 먼저 타거나 뒷사람이 다가오는 중인데도 문을 잡아주지 않는 등의 상황을 ‘반복적으로’ 맞닥뜨리면서 느낀 좌절감의 표출이었다고 하네요.그러고 보면 유모차를 밀던 시절 아무도 양보해주지 않아서 엘리베이터 줄을 아주 오랫동안 기다린다거나, 쇼핑몰 등에서 앞사람이 통과한 뒤 훌렁 돌진해 오는 미닫이문에 황급히 손을 내밀었던 경험, 혹은 간혹 유모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문을 잡아주거나 엘리베이터 먼저 타라고 배려해 주시는 분들을 만나면 그토록 감격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미국 문화에 익숙한 조카의 입장에..

교육 2025.02.28

한국 문화를 꿈꾸다 #1 - '울면 안돼'를 부르지 맙시다

권성동 대표님께서 대한민국의 경제 위기의 돌파구를 반도체 시장에서 찾고 계신 것 같습니다. 저도 IT 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국민으로서, 반도체 산업이 무궁히 발전하기를 소망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소중한 가치를 지향함에 있어서도 잊지 말고 지켜야 할 가치를 확인하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준수하는 약속을 기반으로 멋진 일들을 이룩해 나가야겠지요. 부모님께 효도한다는 기특한 목적을 갖고 있다고 해도 도둑질이나 살인과 같은 범죄 행위를 용인할 수는 없으니까요. 권성동 대표님께서 반도체 분야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에 대해 주 52시간 근무제를 예외로 적용하는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반도체 전문 연구 인력의 근무 시간에 제한을 두는 나라가 없다고 주장을 하셨네요. 그런데 권성동 ..

교육 2025.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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