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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아스 뇔케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 독서일기 - 진정으로 똘똘한 삶

마티아스 뇔케는 그의 책 에서 어떻게든 남들보다 뛰어나게 보이기 위해 스스로를 포장하고 과장하는 데 여념이 없는 사람들은 필시 끊임없이 스스로를 소진시키는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합니다. 멋지고 탁월하게 보여야 하는데 실상은 그닥 대단하지 않은 모습이니 실체를 감추기 위해 부풀리고, 떠벌리며 나 이만큼 중요한 사람이야, 라고 과시합니다. 하지만 지혜자들은 이러한 사람들의 모습을 '어리석음'이라고 부른다고 하지요. 거짓과 속임수는 언젠가 들통이 나게 마련인데, 결국 들통이 나버릴 때까지 들통이 날까봐 전전긍긍하며 불안해하는 모습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한편 자신의 진면모를 감추고(혹은 굳이 떠벌리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뇔케에 따르면 '더욱 정교한' 캐릭터라고 합니다. 타인이 자신을..

도서 00:23:50

나의 손실 회피 전략과 고흐의 쉽지 않았던 선택

대니얼 카너먼의 4부 선택 장에는 전망 이론이 소개됩니다. 어떤 선택이 이익 또는 손실 중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에 대한 전망에 대한 판단이 우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카너먼은 우리가 이익을 좇기보다는 손실을 최소화하는 선택을 내리는 경향성이 있다는 분석을 하는데요, 이를 손실 회피 전략이라고 명명합니다.  예를 들어 피곤한 저녁에 졸음을 참고 글을 쓸지 말지에 대해 고민을 하는 어떤(^^;)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글을 쓸지 말지 고민하는 사람은 다음과 같은 글쓰기의 효용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한 편의 글을 완성함으로써 내적 성장을 이루었다는 성취감자신 및 독자와의 약속을 지켰다는 만족감글이 자신과 타인의 삶에 가져올 수 있는 잠재적 유익   쉬운 선택 한편 글을 써..

문화 예술 2025.04.09

두뇌의 정교화를 위한 예술 비평의 쓸모

우리는 이제 사회 통합을 고민해야 합니다. 통합된 사회의 모습은 모두 같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닌, 서로 다른 생각이 존중받고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는 사회일 것입니다. 저는 통합을 위한 교육을 고민합니다. 오늘은 두뇌 발달에 언어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찰을 통해 예술 비평의 교육적 가능성을 고찰하고자 합니다. 언어의 단순화에 대한 우려 헐 기쁘거나, 슬프거나, 황당하거나, 염려되거나, 놀랍거나 한 모든 순간에 쓸 수 있는 한 음절의 말입니다. 만병통치약처럼 효용이 많은 어떤 대상과는 다른 어떤 개념 또는 현상으로 여겨집니다.일본의 어떤 정치인은 기후 변화 문제에 "Fun하고 Cool하고 Sexy하게 대처해야 한다." 답했다고 하네요. 무언가 이색적이고 멋져 보이기도 한 그의 짧고도 신선(!)한..

교육 2025.04.05

'코 풀고 와도 돼요?' 말고 '다른 분석도 가능하지 않나요?'라고 질문하는 교실이 된다면

질문은 좋은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저는 학생들의 몇몇 질문으로 인해 약간 신경질이 났습니다. 학생들이 잘못을 하면 교사답게, 어른답게 지도를 해야지 짜증을 내면 안 된다는 것을 저는 모르지 않습니다. 심지어 질문을 하는 기특한 학생들에게 신경질을 내다뇨? 제 인내심이 바닥났던 이유를 말씀드릴게요.  선생님, 코 풀고 와도 돼요? 물론 수업 중에 그냥 박차고 나가는 것보다 예의를 차린 모습이긴 하죠. 그렇지만 한창 중요한 장면을 숨죽여가며 읽고 있는데 중간에 흐름을 깨는 질문을 하면 적잖이 김이 새죠. 그런데 이런 질문 말고 다른 질문들도 교사를 슬프게 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 August에게 머리카락이 있었어요?  수업을 하면서 학생이 나름대로 상상한, 안면 기형을 지닌 August의 모습에는 머..

교육 2025.04.03

헌법재판소의 메타인지 가동을 요구합니다.

메타인지근대 철학의 발전을 이끈 르네 데카르트는 인간이 인간인 이유를 '의식'에서 찾았습니다. 이성적 사고, 내적 자각, 자유의지와 함께 주어진 특성인 '의식'은 인간에게만 허락된 선물로서, 동물에게는 인간과 같이 '사유할 수 있는' 특권이 없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의식, 혹은 마음에 대한 논의는 20세기 초반 행동주의 및 정신분석학이 대두되면서 지위를 잃었고, 20세기 중반에 떠오른 인지과학으로 인해 의식에 대한 논의가 다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우리의 인지적 마음은 자극과 반응을 처리하며 학습한 내용을 처리하고, 행동을 제어하는데, 이러한 과정이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의 무의식과 비교하기 위해 이렇게 자동적으로, 혹은 암묵적으로 처리되는 과정을 '비의식(..

일상 2025.03.30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독서일기 - 이상형과 탄식

이리 둘러보고 저리 둘러봐도 우울한 소식뿐입니다. 기후 위기로 인해 4월이 가까운 날씨에 눈이 내리고, 미얀마에서는 강진이 발생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폭탄으로 국제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삼천리 화려강산과 많은 목숨을 집어삼켰고, 대통령 탄핵을 둘러싸고 온 나라가 두 쪽으로 갈라졌고, 싱크홀이 생겨 사람이 매장되었으며, 편의점에서 젤리를 훔친 아이에 대해 지적하자 "아이를 도둑 취급한다고" 난동을 부린 아버지와 초등생을 살해한 교사와 미성년과 교제 사실을 부인한 연예인이 뉴스 화면을 메웁니다. 모든 질서와 균형이 철저하게 파괴된 듯 보이고, 가치가 실종된 시대에 우리는 도대체 어디에 소망을 두고 살아야 하는 것인지, 우리 앞의 현실이 암담하기만 합니다..

도서 2025.03.30

예술을 통한 사회정서학습의 가능성

알랭 드 보통의 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모든 위대한 예술가들은 "세상을 자신이 처음 보았을 때보다 더 낫고 더 행복하게 만들고자 하는 갈망"에 사로잡혀 있다. ... 그들의 작품에는 현재의 상황에 대한 항의가 나타나기 마련이고, 이에 따라 우리의 시각을 교정하고, 아름다움을 인식하도록 교육하고, 고통을 이해하거나 감수성에 다시 불을 붙이도록 돕고, 감정이입 능력을 길러주고, 슬픔이나 웃음을 통하여 도덕적인 균형을 다시 잡아주려고 노력하기 마련이다. ... 예술은 "삶의 비평"이다. -알랭 드 보통 164면 위대한 예술작품의 가치는 우리의 가치관, 심미적 감식안, 정서, 공감 능력 및 도덕성에 영향을 주는 데 있다고 합니다. 요즘 학생들과 의 몇 장면을 발췌하여 읽는 중인데요, 다음은 며..

교육 2025.03.26

한국 문화를 꿈꾸다 #5 - 비관적 낙관주의자

허리가 아파 합법적으로(?) 발레 학원을 제끼고 독서를 하였습니다. 이리저리 둘러봐도 불안한 소식뿐인데 가만히 누워 석학의 눈을 통해 나와 세상을 성찰하는 시간이 참 감사하게 느껴지더군요. 오늘은 대니얼 카너먼의 을 읽고 생각한 바를 정리하고자 합니다. 결론은 우리는 비관적 낙관주의자가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무지를 알지 못하거나, 인정하고 싶지 않아 합니다. 예를 들어 대기업의 재무 책임자는 시장을 예측하는 자신의 직감이 무척 뛰어나다고 믿지만, 사실상 매우 동떨어지고 합리적이지 않은 예측을 내릴 때가 많다고 하고요, 중환자실에서 사망한 환자의 부검 결과와 사망 전 의사의 진단 내용을 대조한 결과 40%가 오진이었다고 합니다. (물론 과학 문명의 발달로 2025년 현재의 수치..

문화 예술 2025.03.24

지휘자를 통해 교사가 대통령을 보다

지휘자의 역량 현재 세계에서 가장 바쁜 지휘자는 구스타보 두다멜이라고 합니다. 엄격한 스승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의 아래에서 지휘를 공부하면서, 두다멜은 악보의 가장 세세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연구하는 훈련을 받았다고 하네요. 따라서 작곡가의 의도를 아주 충실하게 구현해내는 지휘자라고 합니다. 게다가 그의 엄청난 연구와 남미 특유의 열정이 더해져서, 그가 지휘하는 음악은 오케스트라 단원뿐만 아니라 관객까지 음악 속으로 들어와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YvEvP2cmdk 위 영상은 12년 전 그가 지휘한 '맘보' 영상입니다. 과연 두다멜은 관객이 음악을 '감상'하는 데서 머물지 않고 음악의 '일부'가 되어 음악을 '경험'하도록 이..

일상 2025.03.22

모네도 르누아르도 아름다워서 삶이 기쁘다

다음 두 작품은 같은 장소에서 같은 풍경을 보고 서로 다른 두 화가가 그린 작품입니다. 작품의 제목도 로 동일합니다. 위의 작품은 르누아르가, 아래의 작품은 모네가 그렸다고 합니다.       전반적인 색감이 르누아르는 붉은 계열의 빛이 적절히 들어가 따스한 느낌을 주는 반면 모네는 푸른 계열의 물감 위주로 채색하였네요. 대상을 표현하는 붓질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르누아르는 나뭇잎의 처리도, 사람들의 옷도 섬세하게 나타낸 반면, 모네는 대담하게 가로선을 사용하여 나룻배 주변의 넘실거리는 물결을 표현하는 데 집중하였습니다. 르누아르의 그림에 비하면 모네는 사람들을 '대강' 표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섬세한 표현'은 모네가 그림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누가 더 옳을까..

문화 예술 202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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