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프 톨스토이 3

톨스토이 <주인과 일꾼> 독서 일기 - 누가 니키타를 주정뱅이로 만들었을까?

톨스토이의 단편 은 뒤에 수록되어 있는 짧은 이야기입니다. 의 '일꾼' 니키타는 50세의 농부입니다. 근면성실하고, 일 솜씨가 좋고, 힘도 있고, 친절하며, 유쾌한 성격을 지녔고, 정직하며, 동물과 교감도 잘해서 말을 포함한 가축을 잘 부립니다. 술만 취하지 않으면요. (1년에 두어 번이라고 본인은 우기고 싶겠지만 실은) 제법 자주 인사불성이 되도록 술을 마시는데, 안타깝게도 술버릇이 아주 고약합니다. 아내의 옷상자를 부수고, 값나가는 옷이며 속옷을 산산조각 낸다고 하네요. 술이 깨면 아내에게 품삯을 모두 갖다 바치고, 푸대접을 받으며, 집에 들어와 살라는 소리도 듣지 못하는 가장입니다. 집에서만 새는 바가지가 아니었던지, 술만 마셨다 하면 소란을 피우거나 시비를 걸며 불화의 씨앗이 되는 바람에..

도서 2024.11.25

<이반 일리치의 죽음> 2장 독서 일기 - 우아하고 평범한 끔찍함

이반 일리치가 지나온 삶의 발자취는 아주 단순하고 평범한 동시에 대단히 끔찍했다.   2장의 첫 문장입니다. 이러한 문장을 접한 우리는 다음에 어떤 끔찍한 삶의 모습이 펼쳐질지 상상하며 글을 읽게 되지요. 그런데 톨스토이의 펜자국을 따라가다 보면 예상과는 다른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 다음은 이반 일리치를 묘사하는데 쓰인 단어들입니다. 집안의 자랑거리, 총명함, 적극적, 유쾌한, 예의 바른, 훌륭한 성적, 재능, 온화, 사교적, 의무라고 생각한 것은 엄격하게 해내고야 마는, 높은 지위의 사람들에게 이끌림, 관능, 허영심, 고상함, 위엄, 정확, 청렴, 장난기, 재치, 선량하고 점잖은 호인, 깨끗한 손, 깨끗한 셔츠, 고위 인사들의 인정, 정중, (자기 의지에 종속된 사람들에게도) 동료처럼 곧잘 대하는, 우..

도서 2024.10.08

<이반 일리치의 죽음>과 탄식

도서관 문 닫을 시간이 되어 덮은 책장이 아른거려, 책방을 두 군데나 기웃거려 구입했다. 죽음에 대해 읽으며, 삶을 읽었다. 젊고 의기양양한 이반의 모습에서 나의 지난날들의 모습을, 지극히 세속적이고 의미 없는 것들에 울고 웃는 가족의 모습에서 나의 가족과, 또 오늘 유독 음식점과 도서관 등 주변에서 마주친 두 가족의 모습을 읽었다. 병들고 쇠약해진 이반을 둘러싼 주변 인물의 모습에서는 시아버님께 전화드릴 때 나의 모습을, 아주 많이 읽었다. 불화의 씨앗이었던 아들과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하인만이 죽어가는 이반의 고통에 마음으로 동참하는 모습에는 나의 모습을 견줄 길이 없어 슬펐다. (명문장을 발췌하여 같이 싣고 싶었는데, 짧디 짧은 이야기에 명문장이 어쩜 이리 많은지 일단 거의 모든 페이지를 캡처 ..

도서 2024.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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