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교사와 딸의 대화

글을써보려는사람 2024. 5. 24. 23:32
728x90



#1. 조롱이 아니야


작년과 올해 스승의 날 캐리커처 그리기 행사에서 나를 그려준 학생들의 작품 중 하나를 보며, 딸이 묻는다.

엄마, 이 정도면 거의 조롱하기 위해 그린 거 아니에요?

아니야. 엄마를 그려주고 싶어서 애써준 그 마음이 얼마나 고마운데. 보이는 게 다가 아니야.




이어서 말했다.

작년에 어떤 오빠는, 본인이 너무 못 그렸다고 생각했는지 엄마의 이름도 안 썼더라고. 그런데 엄마는 알았지.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


아이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2. 영어 수업이 싫어서가 아니야


그래도 전 영어 수업이 좋습니다. 선생님의 수업할 때의 밝으신 모습이 곧 쳐자빠져자는 저를 깨워줍니다. 제가 수업 때 자는 건 영어수업이 싫어서가 아닌 인생이 피곤해서라는 변명은 지금이라도 해봅니다. 사실 전 아직 이 학교의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해 학교에 올때마다 집에 가고 싶지만 영어수업이 재밌어서 덜 피곤한 듯합니다(?) 기말고사부턴 좀 노력해보겠습니다^^.



엄마, 인생이 왜 피곤해요?

청소년 시기가 얼마나 힘든데.

난 안 힘든데.

참 감사한 일이다. 그러면 넌 힘든 친구들을 위해 기도해 줘야 해.






#3. 하나를 위해 힘써주셔서

그리고 영어를 잘모르는 저에게도 친절히 하나라도 더 알려주시고 저 하나를위해 힘써주시는 모습을 보고 진짜 감사하고 정말 학생으로써 선생님을 존경합니다. ! 앞으로도 말 더 잘듣고 수업때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




이 오빠는 영어를 정말 어려워하는데, 정말정말 많이 노력해. 그래서 정말정말정말 예뻐.







엄마 인기 많은 선생님이야


언니 오빠들이 엄마 좋아한다?

왜요?

따뜻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엄마는 자는 학생 어떻게 깨워요?

음... 어깨 두드리지. 누구야, 어디 아프니? 하면서.

우리 사회 선생님은 책상에 이렇게 손 하면서 야! 하는데.

엄마 잘 했어?

딸이 웃는다.



유독 일이 많았던 오늘 일과를 마치고, 한 명 한 명을 떠올리며 기도한다. 오늘은 정말 슬펐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