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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공감, 논증과 공감

글을써보려는사람 2024. 6. 17.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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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야기와 공감


왕따의 경험, 외모 지상주의 및 능력주의에 물든 사회 문화 등으로 인해 자존감이 낮아졌고, 결과적으로 칭찬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게 되었다는 내용의 글을 본격적으로 분석할 참이었다.
한 아이가 눈과 코가 빨개지면서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했다. 아뿔싸.



황급히 나의 이야기를 했다.

왕따의 경험이 얼마나 괴롭고, 또 사람을 신뢰하기 어렵게 만드는지를. 그리고 그게 너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친구들이 나랑 좀 놀아줬으면 좋겠는데 그렇게도 안 놀아주더라. 어느 날은 다 같이 놀다가 친구 집에 가서 물을 마시는데 웬일로,

00야, 너 먼저 마셔.


하는 거야.
핵인싸 친구의 친절에 눈물 나게 기뻐하며 물을 받아 마셨는데, 알고 보니 침을 뱉은 물이었대.



아이들의 공감과 연민의 시선이 느껴지기에 이야기보따리 하나 더 풀었다.



고등학교 때는,

아 우리 엄마는 다른 애들처럼 계란말이랑 소세지 같은 것 좀 싸주시라니까 맨날 김치랑 나물 같은 것만 도시락에 넣어주셨는데, 어느 날 아이들이 나에게 다가오더니 말하는 거야.

00야, 우리 이제
너랑 밥 같이 안 먹기로 했어.

왜,

넌 맛없는 반찬만 싸 오잖아.



그래서 혼자 울면서 밥 먹었지.



아이들은 정말 괴로워했다. 심지어 어떤 아이는,



x으로 쏴야 돼.



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일순간 하나가 되어 교사인 나의 이야기에 가슴 아파하는 것이었다. 울던 아이도 다소 마음이 괜찮아진 것 같았다.



나는 다시금 확신했다.
이야기는 마음이 하나로 모이게 만들고, 타자와의 윤리를 깨닫게 만들며, 상한 마음를 달래주는 힘이 있다.







2. 논증과 공감


앤서니 웨스턴의 <논증의 기술>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 p.219 그런데 이런 토론에서도 낙태 지지론자의 대다수가 낙태에 대한 어떤 규제들에 대해서는 수용하고 심지어는 지지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낙태 반대론자의 대다수가 어떤 상황에서는 낙태를 기꺼이 수용한다는 태도를 보인다. 당신은 이런 종류의 공감영역을 찾아야 한다.
  • p.220  중간의 견해를 살펴보고 견해들이 서로 겹치는 영역을 찾아본다면 의견불일치가 여전히 엄연하게 존재하더라도 그런 의견불일치를 해소해볼 가능성이 생겨나게 되고, 심지어는 의견불일치 그 자체에서 생산적인 토론의 잠재력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



‘0’ 대 ’100‘, 혹은 ‘+’ 대 ‘-’ 혹은 ‘흑’ 대 ‘백’의 싸움으로 끌고 가지 않고, 상호가 동의하는 지점을 찾아내면 건설적이고도 생산적인 논의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디벗 기기 도입, 디지털 교과서 도입 등 각종 교육 정책 전환을 앞두고 찬성 혹은 반대의 논리로만 다가갈 것이 아니라, 사용할 때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예상되는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한 공론의 장을 충분히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딘 플레밍의 <요한계시록, 오늘을 위한 미래>에는 사도 요한의 논증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분석한 내용이 소개된다.

  • p.51 그에 더하여 요한은, 자기 세계의 청중으로 하여금 자신이 말한 진리와 그에 근거해 행동해야 함을 확신하도록 도와 줄 다양한 형태의 수사법(설듣 기술)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요한계시록에서는 특히 그리스도인 경청자들의 감정(고대인들이 ‘파토스’라고 부른 것)을 자극함으로써 그들을 설득하고자 한다. 그래서 요한계시록 17장에서 요한은 사악한 구약성경의 도시 바빌론과 관련된 혐오감을 활용하는데, 바빌론을 “큰 음녀”(계 17:1)라는 피에 굶주린 등장인물과 연결하며 볼륨을 높인다. (중략) 요한은 그리스도인들이 제국과 관련된 악을 느끼고 제국의 길과 결별하라고 요청한다(계 18:4).



군중으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도를 깨닫고 돌이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감정의 울림을 통해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이다.






마음의 감정, 그리고 이에 대한 공감은 서로에 대한 이해에 이르는 것을 돕는다.







https://youtu.be/4jH3MqokNMw?si=jha6NvXFbIxJV-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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