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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노트] 책임감과 형상의 회복

(창세기 1장 / 개역개정) 31. 하나님이 지으신 그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여섯째 날이니라 (창세기 2장 / 개역개정) 19. 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각종 들짐승과 공중의 각종 새를 지으시고 아담이 무엇이라고 부르나 보시려고 그것들을 그에게로 이끌어 가시니 아담이 각 생물을 부르는 것이 곧 그 이름이 되었더라 (창세기 3장 / 개역개정) 12. 아담이 이르되 하나님이 주셔서 나와 함께 있게 하신 여자 그가 그 나무 열매를 내게 주므로 내가 먹었나이다 13. 여호와 하나님이 여자에게 이르시되 네가 어찌하여 이렇게 하였느냐 여자가 이르되 뱀이 나를 꾀므로 내가 먹었나이다 (창세기 3장 / 개역개정) 24. 이같이 하나님이 그 사람을 쫓아내시고 에덴 동산 동..

일상 2024.07.17

작은 행복에 감사하며

p.82 만약 두 시간 (그동안 감독이 줄곧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만에 공습경보가 울려 작업이 중단되고, 그 후 작업조가 다시 편성되지 않았더라면 나는 아마 지쳐서 죽었거나 아니면 죽어 가는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대형 수레에 실려 수용소로 되돌아왔을 것이다. (중략) 우리는 아주 작은 은총에도 고마워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이를 잡을 시간을 준다는 것도 반가운 일이었다. p.83 마침내 요리사 F 앞으로 난 줄에 서는 행운을 잡았다는 것이었다. 우리와 같은 수감자 출신인 요리사 F는 커다란 국 냄비를 앞에 놓고 사람들이 빠르게 지나가면서 내미는 그릇에 수프를 퍼주고 있었다. 그는 수프를 퍼 주면서 그릇을 내민 사람을 쳐다보지 않는 유일한 요리사였다. 자기 친구나 고향 사람에게는 몇 알 안 되는 감자를 ..

일상 2024.07.15

거미줄과 조경, 그리고 공존에 대한 생각

씻다가 무심코 문가 천장에 시선이 머물렀다. 제법 큰 벌 한 마리가 거미줄에 걸려 버둥거리고 있었고, 벌의 오분의 일 크기 정도 되어 보이는 거미가 벌을 껴안듯 붙어 있었다.(에서 읽은 내용과 그 이후에 벌어진 상황을 종합해 보니, 아마도 벌을 마비시키는 중이었던 것 같다.) 이윽고 거미가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벌의 무게를 지탱하던 거미줄 중 일부가 끊어진 모양인지 별안간 벌이 아래쪽으로 툭 내려왔다. 거미가 다시 위쪽의 거미줄 중심부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더니--아마도 위에서 연결되어 벌의 몸에 연결되어 있는 줄을 찾으려는 시도 같았다--벌 주위를 돌아 다시 올라가는데, 벌의 몸체도 함께 조금 들려 올라갔다. (이쯤에서 나는 화장실에 들어간 목적은 거의 잊은 것이나 다름없는 상태가 되었다.) ..

환경 2024.07.13

“이름이 불리우지 않는” 그대에게

학생의 약속을 잘 지킨(생활 태도가 훌륭한) 학생에게 칭찬 편지 쓰기 교내 이벤트가 진행되어 작성한 편지입니다. ------------------------------------ “이름이 불리우지 않는” 그대에게, 학생의 약속을 잘 지키는 학생의 이름을 떠올리려니,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조용히 각자의 자리에서 소임을 다하고 있는 사람의 이름은, 잘 불리우지 않기 때문입니다. 뉴스에 나오는 이름들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사람들의 소유일 때가 많잖아요. 묵묵하게 학생으로서 약속을 지켜 온,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 모든 그대들을 칭찬합니다. 2024.07.11. *** 선생님으로부터

교육 2024.07.11

<모비 딕>과 인간의 윤곽 그리기, 그리고 상호 신뢰

p.434~435길거리 기름집 간판의 고래 그림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해야 할까? 대체로 그 고래들은 곱사등이 리처드 3세 고래라고 할 수 있는데, 성질이 매우 사나우며 선원 서너 명으로 속을 채운 파이, 즉 전원이 승선한 보트를 아침으로 먹고, 피와 푸른 물감이 뒤섞인 바다에서 몸부림치는 기형의 동물이다.하지만 고래의 묘사에서 범하는 이런 무수한 오류도 따지고 보면 그다지 놀랄 일은 아니다. 생각해 보라! 과학 서적에 실린 그림 대부분은 해안에 떠밀려 온 고래를 보고 그린 것인데, 그건 용골이 부서진 난파선을 그려 놓고 웅장한 선체와 온전한 활대를 자랑하는 기품 있는 짐승을 제대로 묘사했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코끼리는 전신을 드러내며 서 있지만 살아 있는 고래는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바닷속에서만 볼 수..

교육 2024.07.10

질문이 있는 교실 - 모둠별 토의를 통해 좋은 질문을 생성하는 5단계

질문을 생성하고 정교화하는 방안에 대한 꿀팁을 공유합니다.1. 교수자의 강의를 들으며 내용을 학습지나 연습장에 메모한다.- 내용을 적으면서 들으면 학생들은 더욱 적극적인 듣기를 할 수 있습니다.2. 새로 알게 된 내용, 중요한 정보 등 메모한 내용을 모둠원과 공유한다.- 학습한 내용을 자신의 말로 다시 설명해보는 일은 학습한 내용을 ‘인출’하는 좋은 학습법입니다. 이를 모둠원과 공유하며 자신이 놓쳤거나 잘못 이해하고 있던 부분을 바로잡을 수 있겠지요.3. 모둠의 논의 내용을 언급의 빈도가 높은 순서대로 정리하여 발표한다.- 다수의 학생들이 주요하다고 판단하였거나 새로 알게 된 내용을 발표하도록 하고, 앞모둠에서 발표한 내용과 겹치지 않는 내용 위주로 발표하도록 합니다. 학습 내용을 복기하며 장기기억의 형..

교육 2024.07.09

오늘의 웃음 포인트 세 가지, 그리고 그다지 정리되지 않은 교육에 대한 생각들

#1. 브롤스타즈까지 한 시간 남았다마지막 과목 시험을 앞두고 어느 학생이 말하자, 학생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시험 감독으로서 차분한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는데 활짝 웃어버렸다. 그래, 평가 지옥 비교 지옥에서 잠시나마 탈출하는 순간이로구나. 딱하고 또 기특하다.그나저나, 시험 감독 들어가서도 마구 통제하려 들면 엇나가고 튕겨나간다. 하지만 격려의 눈빛을 미소에 담아 보내면, 학생들은 오히려 더욱 의젓한 모습을 하기도 한다.(꼭 그런 것은 아니다.)학생 혹은 자녀들에게 신뢰를 빚지게(?) 만드는 것은 아주 영리하고 지혜로운 전략이라고 생각한다.#2. 선생님 식사 하시고 에세이 채점하셨나봐요‘판사도 식사 전과 후에 내리는 형량이 다르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인간은 그만큼 불완전하다..

교육 2024.07.05

갈리지 않은 콩알, 디지털 역량 강화 연수에 부쳐

#1. 교사는 간첩이 아니거든요강사님께서 언제적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이며 AI 챗봇 이루다(‘라는 것도 있었어요’라고 하셨다)를 운운하시는데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나는 지금 홀든 콜필드를 흉내내고 있다.)교사 집단이 인공지능의 ㅇ도 들어본 일이 없을 거라고 가정하지 않고서야, ... 각설하자.(강사 개인의 문제는 아니다. 강사님은 훌륭한 강의력을 지닌 분이셨다. 차라리 혹사 당한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장학사 개인의 기획력 탓도 아니다. 이건 명백히 구조적인 문제이다.)연수 기획에 시간이 좀 더 있었어야 했다. 학교 현장에서 인공지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안과 조심해야 할 점들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이건 아주 중요한 주제이기 때문이다.왜 이렇게 서두르는 것일까?#2. 한국인이라..

교육 2024.07.04

찔끔찔끔 짜다가 오늘도 찔끔 독서를 면치 못하는

#1. 감정의 소용돌이 참았던 눈물이 한 번 흘러나오자 그 다음에는 걷잡을 수 없게 되었다. 출장지에서도 ’무슨 개똥(이라도 씹은 듯한...이라고 해볼까) 철학자’의 얼굴을 한 상태로 있었다. 어떤 감정의 북받침은 발레학원에서도 이어졌는데, 선생님께서 돌연, 시범 보일 때 수강생들이 따라하지 않고 가만히 서있었다는 이유로 실제 동작을 할 때 전혀 순서를 일러주지 않겠다고 선포하셨다. 사전 예고도 없이 말이다. 부당하다는 생각이 (동작의 순서를 엉망진창으로 하는 내 모습을 확인한 후의) 민망함으로 변하면서, 또 한 번 나는 울컥 하는 것이었다. #2. 소용돌이가 각인된 매리언 울프의, 아니 나의 p.19~20 우리는 지고한 쾌락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 물리쳐 버렸던 모든 것들: 흥미진진한 대목에서 친구가 ..

도서 2024.07.03

‘죽음의 수용소’에서 사소하지만 품위있는 삶을 추구하기

p.45 가능하면 매일같이 면도를 하게. 유리 조각으로 면도해야 하는 한이 있더라도. 그것 때문에 마지막 남은 빵을 포기해야 하더라도 말일세. 그러면 더 젊어 보일 거야. 뺨을 문지르는 것도 혈색이 좋아 보이게 하는 한 가지 방법이지. 자네들이 살아남기를 바란다면 단 한 가지 방법밖에는 없어. 일할 능력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거야. (중략) 그러니까 늘 면도를 하고 똑바로 서서 걸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게. 그러면 더는 가스실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주인공의 막사로 몰래 찾아 온, 아우슈비츠 선배이자 동료가 ‘나’와 동료들에게 건넨 말이다. 기품을 잃지 말라는 것이다.비로소 요 며칠 나의 모습이 보인다.순간순간 친절을 잃지 않았는지. (아무리 피곤하고 아프고 바쁘고 불안하여 친절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

도서 202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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