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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 여자 화장실 앞에 줄이 10M 이상 이어져 있었다. 딸아이 손을 잡고 서 있는데 (물론 줄이 금세 줄어들긴 했으나) 지나가던 아저씨 두 분이 “여자 화장실은 두 배 이상 커야 돼.”라고 말하는데, 마음이 따뜻해졌다.
너의 상황이 쉽지 않겠구나. 너를 위해 이런 세상이 되면 좋겠어. 괜찮니? 나는 너를 지지해. 너는 일어날 수 있을 거야.
나의 수업으로, 글들로, 기도로, 이런 말을 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피곤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갈라디아서 6:9
화장실 칸마다 줄을 서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면 어떤 용무를 보는 사람(들) 뒤에 서는가에 따라 나의 기다림의 시간이 달라졌다. 예측을 할 수 없으니 그야말로 나의 급함에 대한 호소는 하늘에만 할 수 있고, 나보다 늦게 줄을 선 옆 사람이 먼저 배설의 기쁨을 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니 박탈감이 심할 수밖에 없으며, 자의와 상관없이 화장실을 오래 쓰게 되는 사람은 그야말로 대역죄인이 된다. 게다가 칸마다 줄을 서니 줄을 서는 데 필요한 면적이 넓어져 줄과 줄은 뒤엉키고, 새치기도 빈발한다.
미워함의 공간이었던 공중화장실을 구원한 것은 한 줄 서기와 빈칸 표시등. 내가 먼저 왔으면 먼저 들어가게 된다는 소망이 있으니 불안하거나 밉지 않고, 초록색 등을 보고 빈칸이 생기는 즉시 기쁨의 장소로 들어갈 수 있어 줄은(줄어들 ‘줄!’) 더 빠르게 줄어든다.
똑똑한 시스템은 만족감을 준다.
이것이 지혜의 기쁨, 필리아일 터.
결론
수업에는, 학교에는, 똑똑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필로소피, 필리아, 필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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