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법정 의무교육과 나의 투덜거림(꼭 해야 하는 일들에 대하여)

글을써보려는사람 2023. 10. 1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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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의무교육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선업안전보건교육, 직장 내 성희롱예방교육, 개인정보보호교육,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교육, 퇴직연급교육 등 관련 법에 따라 기업에서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는 교육이라고 하네요.

 
교직원도 예외 없이 법정 의무연수를 수강해야 한답니다.
 
그리고 다음은 교사가 의무적으로 수강해야 하는 연수의 목록이랍니다.
 

학교 교직원이 의무적으로 수강해야 하는 연수의 목록

물론 해야죠. 필요하고요. 자신과 타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일이니까요.
그런데... 리스트를 보아하니 조금 요식행위가 되기 쉬운 부분이 분명히 있겠지요?
(저도 부끄럽지만 실은 지금 이 순간에도 화면 한쪽에 원격연수를 틀어놓고 클릭 클릭을 하고 있어요.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수강할 경우 학습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경고문구가 유난히 크게 보이네요.)
 
제 올해 업무 중 하나는 선생님들께서 이런 연수를 수강하시도록 안내해드리고, 수강 결과를 취합하여 보고하는 것이에요.
 
그런데, 복잡해요.
연초에 알아본 바로는 서로 다른 연수 과정(법정 묶음 연수, 공무원 청렴 연수, 4대 폭력 예방 연수)을 3개나 신청을 해야 한다더라고요. 연수를 수강하는 과정도 상당히 복잡해요. 법정 의무연수만 해도 교원용 따로, 직원용 따로, 유치원용 따로, 초중등용 따로, 연수 인정 시간과 과정도 제각각이라서요. 
따라서 선생님들께서 필요한 모든 연수를 실수 없이 신청하시도록 안내하는 것도 상당히 글씨가 많이 필요한 작업이에요.
 
작년과 달라진 이수시간 등 관계 법령에 대한 제 무지함도 있었고, 또 4대 폭력 연수, 장애이해교육 등 담당하는 부서가 각각 달라서 서로 공지를 달리 하게 되는 부분도 있고 해서, 올해 법정의무교육 안내에 대한 공지, 재공지, 수정공지 등 안내 메시지만도 10건이 넘어요.
 
대체 이 무슨 소음이고 공해랍니까?
 
 
 
 
 
 
 

1. 꼭 해야 하는 일이라면, 조금 더 수월하게

 
필요하고, 그래서 반드시 받아야 하는 연수라면, 하나의 연수 과정으로 편성하여 신청과 수강, 그리고 보고의 모든 과정을 좀 더 간략하게 만들어 놓으면 좋지 않을까요?
대면연수를 필수로 포함해야 하는 부분도 있고, 각 행정부처별로 의견이 모아지지 않아서 각각 연수를 신청해야만 한대요. 왜 각 행정부처는 소통을 통해 의무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연수를 하나로 합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것일까요?
 
연수를 수강하지 않는 책임(기관장 경고, 과태료 부과 등)은 단위학교 및 개별교사가 지게 되어 있거든요.
 
마치, 각 정부 부처가 다음과 같이 으름장을 놓고 있는 것처럼 여겨져요.

나는 하라고 했어. 벌 받기 싫으면 알아서 정확히 찾아서 해. 잘못 하거나 안 하면 네 책임이야. 

 
바라건대, 각 행정 부처가 소통을 통해 각 사업장에서 주체별로 들어야 할 의무적인 연수를 유목화한 후, 심폐소생술 교육 등 필수적으로 대면교육을 해야 하는 것들 외에는 하나로 통일된 과정을 원격으로 수강할 수 있도록 조치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렇게 일원화된 연수를 잘 수강하였음을 증명하는 동일한 문서를, 각 행정 부처에 전달하면 되겠고요.
 
 
 
 
 
 
 
 

2. 꼭 해야 하는 일이라면, 조금 더 의미 있게

 
게다가 반드시 알아야 하는 내용이라면, 조금 더 의미 있는 과정이 되도록 하는 것도 생각해 보아야 해요.
물론 영상기술 등이 많이 발전하여 예전보다 훨씬 연수콘텐츠의 질이 좋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그리고 2분 30초마다 클릭하지 않아도 되도록, 10~15분 정도씩 클릭 없이도 연수가 쭉 이어지도록 배려(?)한 점도 참 좋다고 생각하고요.
 
반드시 알아야만 할 101가지 내용을 의미 있게 전달할 방법에 대해서는 묘안이 딱히 떠오르지 않긴 하네요.
 
다만, 연수 수강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실시하는 평가 질문이 너무 지엽적이거나 덜 중요한 내용에 대한 것이 아닌, 꼭 알아야 하는 것들 중에서도 액기스에 해당하는 내용들로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들어요.
 
혹여 클릭 클릭 하면서 넘겼더라도, 평가문항을 풀면서 최소한의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말이죠.
 
 
 
 
 
 
 

결론

 
꼭 해야 하는 일이라면, 그 과정을 조금 더 수월하게 만들어주면 서로 좋을 것 같아요.
꼭 해야 하는 일이라면, 조금 더 의미 있게 만드는 것도 필요해 보여요.
 
연수뿐만 아니라, 내 삶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일들을 좀 더 똘똘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는 저녁이에요.
 
비 오는 목요일 저녁, 행복하시기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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