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사가 학습지를 잘 만드는 법 (feat. 영업비밀 안 비밀)

글을써보려는사람 2023. 11. 8.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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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지를 잘 만들어 놓으면 수업은 저절로 좋아진다. 학습지의 내용을 차근차근 따라 진행하면 되기 때문이다. 오늘은 수업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학습지를 잘 만드는 법을 정리해 보려 한다.
 
 
 

1. 공감을 얻어낼 만한 지점을 고민하라

 
학생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지점, 혹은 자신의 관심사가 담겨있다고 여길만한 지점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접점에 수업 내용을 자연스럽게 연결시켜야 한다. 지루하게 여겨질 수 있는 본문을 읽을 때 다양한 단서를 가지고 주인공의 MBTI를 짐작해 보도록 하거나, 지시문의 내용을 유행어 한 단어로 표현해보는 등 학습자들이 무언가 '피식' 미소를 지을 지점을 마련하라. 이런 지점은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관심 및 호감도를 급격히 상승시키는 요인이 된다.
 
 
 

출처: Unsplash

 
 
 

2. 지나치게 교훈적인 내용을 담지 마라

 
학습지는 수업에서 다루는 중요한 가치나 내용을 잘 알아듣도록 돕기 위해 개발하는 교재이므로 당연히 교훈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렇기에, 너무 교훈적인 내용이 명시적으로 드러난 학습지는 하품을 유발한다. 공자님 말씀 맹자님 말씀처럼 보이게 만들면 안 된다는 뜻이다.
전달하고 싶고, 학생들이 배웠으면 좋겠는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학생들이 말이나 글로 표현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렇다고 질문이 죄다 답정너이면 효과가 반감되니 주의가 필요하다.
이를테면 반항기 가득하고 수업에 대한 반감으로 충만한 학생의 입장이 되어 학습지의 한편에 질문을 던져 보자. 예를 들어, "혐오와 차별 수업 아무리 해봤자 존중의 문화 형성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지 않니? 너희 생각은 어때?"라고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면, 학생들은 오히려 혐오와 차별 수업이 존중의 문화를 어떻게 형성하는지를 열심히 쓰기도 한다.
 
 
물론 다 그렇지는 않다. 막상 “혐오와 차별 수업 정말 별로 도움 안 됐다”는 학생의 의견을 들으면 풀이 죽는다. 그러나 그렇다 한들, '꼰대인 줄 알았던 선생님이 학생의 입장도 공감을 하시네?'라는 인상을 심어주는 것 자체가 학생의 수업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이끌어낸다. 따라서 이러한 시도는 절대로 밑지는 장사가 아니다.
 
 
 
 
 
 
 

3.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피력할 기회를 주어라

 
학생들이 방금 배운 내용에 대해 그림을 그려보거나, 대사를 상상하여 말풍선을 채워본다거나, 다루는 주제에 대한 한 줄 소감을 써보도록 하는 등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표현하도록 하면 학생들의 참여를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 저마다 자신의 색깔과 의견을 담아 의견을 교환해가며 학습지를 열심히 작성하는 모습을 관찰한 경험이 있는 교사라면, 학생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기회를 학습지에 마련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것이다.
 
 
 

출처: Unsplash

 
 
 

4. 가독성을 높이라 

 
글자 크기, 내용 제시 순서, 전반적, 등을 고려하여 한눈에 들어오도록 학습지 디자인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너무 작은 글씨로 너무 많은 내용이 깨알같이 적혀 있는 학습지 보다는, 적당한 여백도 있고, 글씨체나 인쇄상태도 한눈에 알아보기 쉬운 학습지가 좋다.
학습지를 잘 못 알아보겠거나, 어디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서 찡그리다 보면 학습지의 뇌는 '수업 내용 자체가 흥미롭지 않은 것'으로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건 나의 말이 아니고 심리학자 다니엘 카너먼의 말이다. :) (그나저나 책은 대체 언제 다 읽나!)
 
 
 
 
 
 
 

5. 결론

 
잘 제작된 학습지는 수업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1. 학습자의 공감을 얻어낼 만한 지점을 고민하라.
2. 교훈적인 내용은 학생이 스스로 말이나 글로 표현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3.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피력할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
4. 적절한 글씨 크기, 간결한 구성, 적절한 여백 등을 통해 가독성을 높여야 한다.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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