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지난 겨울 작은 공사를 마친 보도블럭에서 이상한 무늬를 발견했다.
흰 페인트가 원래 무슨 무늬를 구성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공사를 마친 후 보도블럭을 재배열하는 과정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20미터쯤 더 거슬러 올라가자, 예상했던 정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전거길임을 나타내는 표식이었고, 손잡이와 안장에 해당하는 부분까지는 모양을 애써 맞추다가, 작업에 필요한 시간이 부족했거나, 모양대로 배열해보려고 노력하다가 도저히 모양을 맞추기가 어려워 포기했거나, 아니면, 끝까지 해보려고 했는데 동료들이 뭘 그렇게까지 하느냐고, 식사하러 가자고 팔을 잡아 끌었을 수도 있다.
뭐,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이 일에 대해 작업한 분을 비난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그런데, 이로 인해 파생된[될 수 있는] 문제가 있다는 점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도로의 미관을 저해하는 결과를 낳았다. 누군가 자신의 직무를 수행한 결과 완성된 자전거가, 무질서한 낙서 혹은 얼룩에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둘째, 한 눈에 들어오는 표지로서의 기능, 혹은 의미를 잃어버린 문양이 되었기에, 자전거 도로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무심코 걸어가던 보행자와, 빠른 속도로 달려오던 자전거가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었다. 이미 그 부분이 자전거도로임을 알고 있는 보행자가 대다수일 수도 있고, 또 자전거도로 표시가 실제 보행자의 보행 경로를 바꾸는 데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면, 아래와 같은 보도블럭 조립 작업의 미완성이 초래할 수 있는 사고 확률 증가는 아주 미미한 수치에 그친다 할지라도 말이다.
작업 수행의 어려움 혹은 개인의 태만함의 결과 초래된 무책임은 타인의 안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게 된다는 것이다.
교훈 및 내 삶에의 적용점
1. 임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2. 큰 그림과 의미를 잘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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