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50년 하버드 사고력 수업>을 통해 읽은 내용 중 얻은 교훈은 지적 대사 증후군을 경계하고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을 기르라는 것입니다. 지적 대사 증후군의 용어 소개와 저의 관련 경험, 원인과 해결 방안의 순서로 글을 작성하보려 합니다.
1. 지적 대사 증후군이란
지적 대사 증후군은 마치 몸 안으로 들어오는 에너지원은 과잉이나 소화 배출량은 적어 내장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어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않아진 몸의 상태에 비유하여 사람들의 지적 활동의 문제점을 설명하는 용어다. 넘쳐나는 정보를 받아들이나, 이를 자신의 생각으로 정리하여 쓰거나 말하지는 못하는 이러한 증상은, 정보 과잉 시대에 더욱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적 대사 증후군을 극복하고 자신만의 관점을 정립하여 생각을 글로 정리해낼 수 있으려면, 양질의 정보를 선별하고, 이러한 ‘정보의 조각’을 모아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내는 능력, 즉 사고력이 필요하다고 필자는 주장한다.
2. 관련 경험
이 부분과 관련하여, 수업을 진행하면서 굉장히 불편하게 여겨졌던 순간이 떠오른다. 몇몇 학생들이, 내가 이해한 내용과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 지문을 분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정말 흥미로운 수업이 진행될 수 있는 지점이었다. 저마다의 논증을 통해 어느 편이 좀 더 설득력있는가를 생각해보며 합의에 다다르는 과정은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엄청난 지적 희열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한껏 기대하며 나는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물었고, 그 중 한 명의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아, 제가 틀린 것 같아요.
김이 팍 새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포기할 수는 없었다. 아니라고, 선생님이 틀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방금 제시한 의견은 상당히 흥미로운 분석이라며, 자신만의 의견의 근거를 피력해볼 것을 설득했다. 그러나 학생은 기어코 자신의 생각이 바뀌었다고 우기는 것이었다. 꺼져가는 희망의 불씨를 살려보고자 애원하듯 질문했다.
그럼 왜 생각을 바꾸게 되었나요?
선생님께서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서요.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학생의 답변에, 나의 실망감은 분노에 가까운 절망으로 바뀌었다.
3. 원인 진단
내가 지켜본 ‘지적 대사 증후군’의 원인을 진단해 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학생이 자신의 본문 내용에 대한 몰이해의 자각
-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는 훈련의 기회 부족
- 힘겨운 사고 과정에 노력을 기울일 의사가 없는 상태
- 생각을 자유롭게 피력할 수 없는 강압적 교실[사회] 분위기
4. 해결 방안
’지적 대사 증후군 보유자‘ 혹은 ‘눈치 빠른 예스맨’의 변화와 성장을 돕기 위해[아니, 무지로의 도피를 막기 위해] 우리는 다음의 노력이 필요하다.
- 첫째, 생각을 표현하는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말하기와 글쓰기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 둘째, 선생님[혹은 직장 상사]의 생각과 다른 생각을 발표하는 것은 곧 권위에 도전는 되바라진 행위가 아니라는 상호 합의가 이루어진 조직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 다를뿐만 아니라 틀린 생각이라 할지라도 상호 토론 및 합의 도출이라는 민주적인 과정을 통해 교정해나가는 인내심과, 상호 존중 및 이해의 과정이 필요하다.
오늘도 저의 ‘지적 대사 증후군’ 탈피 노력을 응원해주시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안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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