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 눈물이 났다.(하고는 막상 곱씹어보니 다섯 번이었다.)
첫 번째는, 너무 피곤한 탓에 간밤에 거의 잠을 못 잤는데도 새벽녘에 눈이 떠져서 말씀을 비몽사몽 읽다가 도저히 안 되겠어서 눈을 감고 있는데, 고요한 찬양이 마음에 울려퍼지면서 나온 왠지 모를, 눈물이라기보단 이슬 같은 것이었다.
두 번째는, 수업을 시작하려는데 한참동안 (언제까지 하려는지 잠자코 쳐다보고 있는 나의 시선을 외면하며) 친구에게 계속해서 욕설을 퍼붓던 학생과, 나에게 지도를 받은 후에도 낄낄거리며 아무렇지 않은 듯 함께 잡담을 하던 옆 학생과, 이 둘을 지도하느라 학급 분위기가 싸해진 가운데, 조용히 빈칸에 들어갈 단어를 찾아본 후 짝꿍과 답을 맞춰보라고 하는데 아무 것도 쓰지 못한 짝꿍에게 아주 큰 소리로 핀잔을 주는, 막상 자신은 세 개밖에 쓰지 않았던 또 다른 학생의 소음에...... 또 다시 잔소리를 시작하면서 내 말에 내가 스스로 울컥하여 삼킨 눈물이었다.
제가 도덕성이 높아서 제 마음 편하자고 자꾸 얘기하는 게 아니고, 이런 분위기가 여러분의 성취와 연관이 있어요. 서로 비웃는 분위기로 인해 불안도가 너무 높아서 말하기 점수가... (중략) 여러분이 누군가에게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 옆에 살고 싶은 이웃이 되면 좋겠어서 하는 말이에요.
세 번째와 네 번째는, 동료 선생님께서 주신 따뜻한 쪽지를 읽으면서 한 번, 그리고 야근하다가 갑자기 쪽지 내용이 떠올라서 한 번.
지속 시간이 제법 길었던 다아섯 번째는, 휘영청 밝은 달과 여름밤바람을 감상하며, 정류장까지 걸어가는 길에 잠시 설교말씀을 듣는데,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한 사람’이 있으면 된다는 말에 갑자기 감동이 밀려와서. 이제 퇴근하는 것이냐며 놀라서 다가와 버스 옆자리에 앉으신, 금요 예배 다녀오는 길이라시는, 어쩐지 너무 따뜻하고 좋으신 분이셨던, 울 학교 어른 내리시고 나도 소리 낮춰 설교 듣다가 또 엉엉.
떠올리며 글을 쓰다가 또 주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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