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85

<모비딕>을 통해 고찰하는 인간의 이중성과 폭력의 문제

1권 34장 ‘선실의 식탁’에는 식사자리에 드러나는 에이해브의 권력이 그려져 있다. 권력의 결과를 이중성과 폭력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1. 인간의 이중성 1.1. 사회화 인간은 기본적으로 다면성을 지녔다. 사회화 과정 자체가 이중성을 기르는 과정이다. 본능에 충실한 영유아기를 지나고 학령기와 청년기를 보내며 인간은 차츰 분노, 욕구, 기쁨, 슬픔과 좌절을 감추는 법을, 때와 장소, 상황(TPO)에 맞는 가면을 장착하는 법을 배워간다. 1.2. 불안 성격의 이중성이나 정동 및 태도의 일시적인[잦은] 돌변은 사회화 과정에서만이 아닌 불안의 문제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불안은, 개인을 위축시키고 마비시키기도 하지만, 돌변하게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

도서 2024.05.28

<모비딕>과 각설이 모자

낙심하고 좌절해온 순간에 하늘을 원망하며 기도해 온 것보다 더 놀라운 선물을 안겨주셨다는 간증을 들으며 엉엉 울었다. 울고 또 울던 기억이 나서, 그리고 너무너무 부러워서 많이 울었다. 바라고 바라다가, 그냥 안 주셔도 된다고, 내 인생 주께서 알아서 인도해주시고 회복시켜주시라고 일정 부분 체념[맡김? 드림?]한 것 같기도 한데, 저 깊은 저수지에서 끌어올린 듯한 눈물이 또 왈칵왈칵 흘러나오는 것을 보면, 무언가 크고 놀라운 일을 내 인생에도 보이실 것을 적잖이 기대하고 있었구나, 싶다. 그런데 내가 바라 마지않는다고 생각하고 또 말해온 것이 어떤 것들이며, 그것들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또 하나님 보시기에 어떤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을 읽으며, 드는 것이었다. 감정이 북받쳐 올라 그런 것인지, 서론..

도서 2024.05.26

허먼 멜빌의 고래 사랑, 그리고 자세함

2권(8절판), 3장(외뿔고래), 다른 말로 콧구멍고래--이번에도 희한한 이름이 붙은 경우인데, 아무래도 처음에 이 고래의 독특한 뿔을 뾰족하게 솟은 코로 오인했기 때문인 것 같다. 4.8미터 남짓한 몸길이에 뿔의 길이가 평균 1.5미터이며, 간혹 3미터가 넘거나 심지어 4.5미터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 뿔은 송곳니가 턱 바깥쪽으로 길게 자란 것이며, 수평에서 조금 아래로 기울어졌다. 그런데 왼쪽에서만 자라기 때문에 서투른 왼손잡이를 연상시키면서 좋지 않은 인상을 준다. 뿔인지 창인지 모호한, 상아 같은 이것의 구체적인 목적이 뭔지는 답하기 어렵다. 외뿔고래가 먹이를 잡기 위해 그걸 갈퀴처럼 이용해서 바다 밑바닥을 긁는다고 말하는 선원들도 있지만, 황새치나 돛새치의 칼날처럼 사용되는 ..

도서 2024.05.21

<150년 하버드 사고력 수업> 독서일기 #2 - 지적 대사 증후군

오늘 을 통해 읽은 내용 중 얻은 교훈은 지적 대사 증후군을 경계하고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을 기르라는 것입니다. 지적 대사 증후군의 용어 소개와 저의 관련 경험, 원인과 해결 방안의 순서로 글을 작성하보려 합니다. 1. 지적 대사 증후군이란 지적 대사 증후군은 마치 몸 안으로 들어오는 에너지원은 과잉이나 소화 배출량은 적어 내장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어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않아진 몸의 상태에 비유하여 사람들의 지적 활동의 문제점을 설명하는 용어다. 넘쳐나는 정보를 받아들이나, 이를 자신의 생각으로 정리하여 쓰거나 말하지는 못하는 이러한 증상은, 정보 과잉 시대에 더욱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적 대사 증후군을 극복하고 자신만의 관점을 정립하여 생각을 글로 정리해낼 수 있으려면, 양질의 정보를 선별..

도서 2024.05.18

<모비딕>이 던지는 수많은 질문들

명저는 삶에 대한 깊은 사색과 통찰을 담고 있다. 삶에 대한 사색과 통찰은 우리를 사람답게 만든다. 모비딕은 우리를 사람답게 만든다. 지난 글에 이어 오늘은 허먼 멜빌의 이 우리 삶에 던지는 수많은 질문들 중 오늘 읽은 부분에서 발견한 네 가지 질문을 다루어 보고자 한다. #1. 종교심에 대한 일갈 p.161 하지만 종교가 광기로 변해서 당사자에게 고통을 안겨 준다면, 요컨대 우리가 사는 이 지구를 지내기 불편한 여인숙으로 만들어 버린다면, 그 때는 당사자를 불러다 앉혀놓고 문제를 따져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글에 이어지는 내용이다. 성도들에게 멜빌은, 너의 신앙심은 과연 광적인 흥분 및 도취의 상태가 아닌, 구도자로서 초월자에 대해 갖는 순수하고 고결한 갈망이 맞는지를 생각해볼 것을 강권한다. 불..

도서 2024.05.12

불편한 <모비딕>과 문학의 가치

은 기독교인인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 신앙에 대해, 신앙인의 삶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들을 던지기 때문인 듯하다. 그를 움직인 심원한 동기는 기독교인들과 생활하면서 제 동족을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아니 그것을 넘어, 지금보다 더 월등하게 만들어 줄 기술을 배우겠다는 깊은 열망이었다고, 그는 내게 말했다. 하지만 아뿔싸! 고래잡이 일을 하고 보니 기독교인들도 불행하고 사악할 수 있으며 아버지가 다스리는 미개인들 못지않고 오히려 능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곧 깨달았다. 마침내 새그 항에 도착해서 선원들이 하는 짓을 보고, 뒤이어 낸터컷에서는 선원들이 곳에 가서 급료를 어떻게 쓰는지 봤을 때, 가여운 퀴퀘그는 모든 걸 단념해 버렸다. 어딜 가나 전부 사악한 세상이라고, 이교도로 살다 죽겠노라고 그는 생각했다. ..

도서 2024.05.11

<인공지능, 마음을 묻다> 독서일기 #6 - 가치와 존엄

오늘은 허먼 멜빌의 의 한 장면에서 시작해 보도록 하죠. 네 말도 옳다만 나는 이 작살에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데, 목숨이 걸린 수많은 싸움에서 제 몫을 다하여 고래의 심장을 깊이 찔렀던 믿음직한 물건이기 때문이다. 포경선마다 작살이 다 있는데 거추장스러운 작살을 늘 가지고 다니느냐는 이스마엘의 질문에 대한 퀴퀘그의 답변입니다. 대량생산 시대에 똑같이 생산된 수많은 토끼 인형이 존재하지만, 어릴적부터 들고 다녀 아무리 빨아도 꼬질꼬질 떼가 탄 토끼 인형은 이 세상 단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퀴퀘그가 마치 몸의 일부와 같이 애지중지하는 작살은 다른 어떤 작살로도 대체할 수 없는 것이지요. 어제 읽은 부분에 따르면 사회문화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특정 대상에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인간 고유의 모습을..

도서 2024.05.07

<인공지능, 마음을 묻다> 독서일기 #5 - 원작의 가치

는 뒤로 갈수록 흥미로운 책입니다. 5장 ‘인공지능은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가’에서 인공지능이 색깔을 지각하는 경험이 우리 인간과는 다르다는 이야기는 지난 글에서 다루었지요. 독서일기 #4 - 인공지능은 색깔을 지각할 수 있는가 - https://hn47749.tistory.com/m/257 독서일기 #4 - 인공지능은 색깔을 지각할 수 있는가5장 '인공지능은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가'에서 색깔 인지에 관한 내용을 읽으며, 갑자기 내가 기특해졌다. 고등학교 시절 가졌던 의문이 생각나서이다. 색깔 인식의 주관성 나에게 노랑색으로, hn47749.tistory.com 필자는 인공지능에 그림을 감상하는 등 ‘예술을 향유’하거나, 놀이 활동 자체를 즐기는 것 외의 다른 목적을 일절 지니지 않은 ‘놀이를 즐길’ ..

도서 2024.05.06

<인공지능, 마음을 읽다> 독서일기 #4 - 인공지능은 색깔을 지각할 수 있는가

5장 '인공지능은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가'에서 색깔 인지에 관한 내용을 읽으며, 갑자기 내가 기특해졌다. 고등학교 시절 가졌던 의문이 생각나서이다. 색깔 인식의 주관성 나에게 노랑색으로, 빨강색으로, 초록색으로 보이는 것들이 서로 다른 사람에게 다 다르게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그리고 나에게는 다른 사람이나, 혹은 파리 등 다른 생명체의 눈을 통해 색깔을 보는 경험을 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그냥 각자 인지하는 '제각기 다른' 노랑색을, 같은 색을 보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며 평생을 살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친구에게 나의 궁금증에 대해 이야기했더니 신기해했다. 그리고 오늘 책을 읽으며, 색깔을 지각하는 것은 '제3자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도, 기술할 수도 없는' 현상적이..

도서 2024.04.17

<인공지능, 마음을 묻다> 독서 일기 #3 - 감정은 미미하지가 않다

뒤엉킨 생각들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고민 끝에 생각해 낸 문장치고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김선희 교수의 중 3장 '인공지능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가'를 읽고 든 두 가지 생각 중 하나는 현상적 마음과 지향적 마음이라는, 기능화가 가능한지의 여부로 구분하여 인간 마음의 속성을 정의한 개념이 다소 모호한 것 같다는 생각과, 나머지 하나는 어제의 논의에 이어 기능화 할 수 없는 '의식'의 측면을 지나치게 과소평가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부분이다. 1. 인공지능이 감정을 느낄 수 있는가? 일단, 인공지능이 감정을 느낄 수 있는가, 하는 3장의 제목이기도 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니오'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감정을 학습하여 부분적으로 인식하고 흉내 낼 뿐 실제로 고통, 기쁨, 슬픔 등 다양한 감정..

도서 20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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