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지와 답안지를 배부한 후 학생 답안지에 도장을 찍는 것도, 답안지 수거용 봉투에 인적사항을 기입하는 것도 잊었다. 시험감독 교대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출력해 둔 용지를 들고 입실하는 것도 잊었거니와, 시계를 들여다볼 겨를도 없었다. 수정테이프를 건네 달라며 번쩍 든 학생의 손도 수 초 후에야 발견했다. 책이 너무도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주제 사라마구님 감사합니다!) (애당초 학력평가일이라서 가능한 일이기도 하지만) 학력평가일이기에 망정이지, 정기고사일이면 대형사고가 터져도 여러 건 터졌겠다. 정말이지 너무 오랜만에 일이 아닌 독서에 몰두하는 경험을 했다. 사실 일의 일환으로서의 독서이긴 하지만, 일이 더 이상 일이 아니게 된 경험이었던 것이다. 독서는 즐겁다. 기필코, 방학 때는 원 없이 책을 읽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