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역할극 수업 진행을 위한 꿀팁

글을써보려는사람 2024. 5. 14. 23:18
728x90



연극의 매력에 대한 글을 작성하며 구상한 연극 수업을, 오늘 드디어 시도해 보았습니다.


매리언 울프가 상기시켜 준 연극의 매력 - https://hn47749.tistory.com/m/206

매리언 울프가 상기시켜 준 연극의 매력

지금의 나를 만든 여러 굵직굵직한 사건과 경험들이 있지만, 그 중 몇 가지를 손꼽아 보라고 한다면 단연 대학시절 경험한 영어연극반 활동이다. 두 시간 넘게 이어지는 연극(물론 모든 장면에

hn47749.tistory.com



다음은 오늘 진행한 역할극 수업에 대한 여러 학생의 긍정적 반응입니다.




역할극을, 학생들은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연극수업을 어떻게 진행하면 효과적인지 알려드릴게요. 물론, 결과물이 완성도 높은 연극 한 편은 아니고요, 소설 지문의 이해와 몰입을 돕기 위해 한 장면을 짧은 연습의 과정을 거쳐 역할극으로 한 번 표현해보게 한 수업이랍니다.



다음은 역할극 수업에 대한 특별한 흥미를 보인 학생의 수업 후기입니다.




다른 학급 친구들에게 역할극 수업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를 품었다는 사실을, 또한 오늘 수업을 얼마나 즐거워했으며 다음에 또 역할극을 하기를 바라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자원하여 배역을 맡아 실감 나게 연기를 선보이는 등, 그 어느 때보다도 적극적이고 열의에 찬 태도로 수업에 임했지요. 학생의 이야기는 글의 후반부에 조금 더 들려드릴게요.



1. 역할극 진행 방법


역할극 진행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1. 교사의 시범


두 개의 장면 중 첫 장면은 제가 한 문장씩 실감나게 읽어가며 해석을 해주었습니다. 누구의 대사일지, 어떤 빠르기나 크기로 말할지를 함께 상상해보며 장면을 어떤식으로 구현하면 되는지 알려주었지요. 교사의 시범은 학생 산출물 등 수행 수준의 질을 크게 좌우한답니다. 이렇게 시범을 보인 후에, 두 번째 장면을 스스로 해석하고 연습해 보도록 하였습니다.


1.2. 모둠별 대본 리딩 연습


모둠원과 함께 역할극을 연습할 때, (아마도 역할 및 상황 상 앉아있을 법한 인물 외에는) 모든 모둠원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연기 연습을 하도록 주문하였습니다. 그냥 앉아서 하도록 했다면, 대강 한 번 읽는 둥 마는 둥 넘어가거나, 흐지부지 마무리해버리고 마는 학생 모둠이 제법 있었을 것입니다. 조금 전까지 지문을 돌아가며 읽고 해석한 부분을 한 번 더 반복하는 행위로 밖에 인식되지 않을 확률이 높으니까요.

그러나 일단 모두 일어나서 연습하도록 하면 분위기나 에너지의 수준이 달라집니다. 학생들이 일어나 있기에 몸을 조금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도 있고, 따라서 조금 더 실감 나는 연기를 하게 될 확률이 높아지지요. 비트가 다소 강한 유행가(그러나 모든 아이들이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너무 유행하는 곡은 지양하는 편이 좋습니다. 대사를 읽는 대신 노래를 따라 부르게 되니까요.^^;)도 배경음악으로 틀어준다면, 역할극 연습은 순식간에 축제의 장이 될 것입니다.

일어서서 연기를 하도록 한 것은 이렇게 연극 수업에 좀 더 활기를 불어넣기 위함이기도 했지만, 모둠별 연습 진행 상황을 파악하기 위함이기도 했지요. 한 번씩 연습을 한 후에 자리에 앉도록 하면, 어떤 모둠이 연습을 완료했고 어떤 모둠이 아직 하는 중인지가 시각적으로 나타나잖아요. 일일이 돌아다니며 ’다 했니? 어디쯤하고 있니?‘를 물어보지 않아도요!

그리고 먼저 연습을 마친 아이들이 그저 멀뚱히 앉아 있거나 잡담을 시작하지 않도록 추가 과제를 부여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학습지의 장면 관련 추론 문항의 답을 모둠원과 함께 영작해 보도록 하였습니다.


1.3. 배우 선발


바야흐로 모든 학생들이 연습을 마치고 자리에 앉으면, ‘우리 모둠에서 @@ 역할이 찰떡인 사람’을 추천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각 역할의 명연기자들을 가운데 무대로 초청하여 연기 시범을 보이도록 했지요.

참, 회장 학생에게 ’레디, 액션!‘을 큰 소리로 외쳐달라고 말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한층 집중된 분위기를 조성하실 수 있답니다.


1.4. 소품 활용


참, 별 것 아닌데도 소품 하나가 역할극의 흥미를 드높여주기도 한답니다. 장면에 엄마가 신문을 집어던지는 장면이 나와서, 집에서 챙겨 온 신문 한 뭉치를 꺼내어 엄마 역할을 맡은 학생에게 건네 주었더니, 한창 테니스에 재미들린 분들이 스윙 연습을 하듯 신문을 집어던지는 연습을 여러 차례 하기도 하고, 실제 역할극을 할 때 신문을 엉뚱한 방향으로 집어던진 나머지 관중의 머리에 명중(!)하는 바람에 황급히 사과하느라 연극이 잠시 중단되는 웃지 못할 사태까지 벌어졌답니다.^^; 이 또한 상당한 몰입의 증거라고 볼 수 있지요.


1.5. 정리


학생 참여 연극이 끝난 후에는 다 함께 정리하며 학생들이 놓치거나 잘못 해석하기 쉬운 부분을 한 번 더 짚어주었습니다. 정리의 과정은 무척 중요합니다. 재미만 있으면 안 되니까요.
그리고 저는 장면과 관련된 짧은 글쓰기도 해보도록 했답니다. 깊이 있는 생각을 유도하고, 또 인출 훈련을 통해 영어의사소통능력을 높이는 좋은 수업을 하고 싶어서요. :)







2. 연극 수업의 매력


학습 방법으로서 연극 수업의 장점을 세 가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2.1. 몰입을 통한 공감적 이해


위에서 연극 수업을 한다는 소식에 기대감을 표했다는 학생 있잖아요, 실은 학생은 그 전부터도 소설 속 장면을 읽으면서 딸의 마음을 몰라주며 윽박지르는 엄마의 모습에 ’우리 엄마랑 엄청 똑같’다며 자신의 애환을 몇 차례 이야기했습니다. 주인공인 딸의 감정을 공감적으로 이해한 것이지요.


2.2. 카타르시스


학생은 딸의 역할을 맡아(자신이 해보겠다며 손을 누구보다도 빨리 높게 번쩍 들어올렸지요.) 상당히 실감나는 연기를 하면서, 평소 억눌러왔거나 아직 마음껏 분출하지 못한 감정의 응어리들을 풀어냈던 것 같습니다. 바라건대, 실제 어머니와도 마음 속 어려움을 터놓으면서 관계가 회복되면 참 좋겠습니다.


2.3. 역동적[효과적] 배움


그리고, 아마 학생과, 학생의 실감나는 연기를 지켜본 모든 학생들은, 해당 장면 속 각 인물의 감정선을 훨씬 더 잘 이해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집중력이 매우 분산되기 쉬운, 체육대회와 휴일을 앞둔 오후 수업에서도 말이지요.



문학 작품을 활용한 연극 수업, 참 좋지요?
예. 문학은 참 좋은 학습의 도구입니다.

전문성 계발의 필요성을 느끼고 또 느낍니다.



평안한 밤과 휴일 맞으세요!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