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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의원의 불안을 읽다

국민의 힘 의총 장소에서 뛰쳐나와 본회의장으로 들어오던 순간, 김상욱 의원은 무척 격앙되고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진정하지 못하고 물을 마시며 흥분을 가라앉히는 데 제법 오랜 시간이 걸렸지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임하지 않고 퇴장하여 총회를 하는 동안, 그는 아주 많이 고함을 쳤던가 봅니다. 투표를 한 뒤 김상욱 의원은, 처음부터 본회의장을 지키던 안철수 의원과는 다소 떨어진 자신의 자리에 앉았습니다. 덩그러니 앉아 의석을 지키던 순간, 아주 많은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소신에 따라 투표를 했으나, 마음을 함께 할 동지는 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신념과 결단에 가득 차 있던 마음 한 켠에 불안의 씨앗이 자리 잡았을 가능성이, 또한 그 불안이 어..

일상 2024.12.08

결국은 사랑이다

요한일서 4:7-8사랑하는 자들아 우리가 서로 사랑하자 사랑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니 사랑하는 자마다 하나님으로부터 나서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나니 이는 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 삶이 힘겨운 아이들이 계속 눈에 보인다. 교실에 들어가기가 너무나 힘겨워서 학교에 오지 않고, 아침에 도무지 일어날 수 없는(잠이 지나치게 많은 상태도 우울감이 심한 것이라고 들었다) 한 아이에게 응원 '마사지'를 해주어야 할 필요성을 더더욱 느꼈다.힘내 친구야, 한 마디의 말이 어떤 위력을 가졌는지를 최근 몸소 체험했기에 더욱 다짐하게 된 것이다. 하트 모양 떡메모지를 나눠주고 응원과 격려의 한 마디씩 써서 칠판에 부착한 종이에 붙이자고 했다. 이름을 써야 하느냐는 질문을 많은 아이들이 하는 것으..

교육 2024.12.06

조지프 르두 <불안>을 읽기 시작하며, 짧은 메모

다음은 조지프 르두의 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공포는 현존하거나 곧 나타날 특정 외부 위협에 초점을 맞춘다. 반면 불안의 경우 위협이 덜 명확하고 그것이 나타날지 여부도 예측하기 어렵다. 불안은 좀 더 내면적인 것이고 사실이라기보다 마음 속의 예상에 가까우며, 일어날 가능성이 낮은 상상된 가능성이라 할 수 있다. (24-25)당신이 불안하면 그 불안과 관련된 잠재적 자극을 위협으로 지각해서, 평소라면 공포를 촉발하지 않는 사물에도 공포를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숲 속에서 뱀을 만나면 설사 해를 입지 않더라도 불안이 촉발되어 경계심을 갖게 된다. 더 걷다가 시커멓고 구부러진 가는 나뭇가지가 땅바닥에 있는 것을 보면, 평소 같으면 무시하고 지나가겠지만 뱀으로 잘못 보고 공포를 느낄 수 있다. (29)공포를..

도서 2024.12.05

시편 62편 - 오직 주만이

(시편 62편 / 개역개정)1. 나의 영혼이 잠잠히 하나님만 바람이여 나의 구원이 그에게서 나오는도다2. 오직 그만이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원이시요 나의 요새이시니 내가 크게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3. 넘어지는 담과 흔들리는 울타리 같이 사람을 죽이려고 너희가 일제히 공격하기를 언제까지 하려느냐4. 그들이 그를 그의 높은 자리에서 떨어뜨리기만 꾀하고 거짓을 즐겨 하니 입으로는 축복이요 속으로는 저주로다 (셀라)5. 나의 영혼아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 무릇 나의 소망이 그로부터 나오는도다6. 오직 그만이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원이시요 나의 요새이시니 내가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7. 나의 구원과 영광이 하나님께 있음이여 내 힘의 반석과 피난처도 하나님께 있도다8. 백성들아 시시로 그를 의지하고 그의 앞에 마..

일상 2024.12.01

2024년 11월의 마지막 산책

을 다시 읽는 중인데 아직 생각이 잘 정리되지는 않고 아직 생각을 잉태하는 중이다. 식사 후 피아노 연습을 마치고 산책길에 나섰다. 천천히 반환점을 돌아 집으로 향하는데, 이상한 나무 한 그루를 발견했다. 마치 나무 줄기의 가운데 부분을 다 파낸 것처럼 속이 텅 빈 U자 모양으로 생긴 것이었다. 나무가 세상 시름에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다 못해 비어버린 것일까, 아니면 다른 어떤 생명체에게 길을 내주었던 것일까. 속이 비어있는데도 어찌나 강인하게 보이던지. 짠하기도, 감탄스럽기도 하다 생각하며 나무를 지나치는데 어라, 다른 나무도 속이 비어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고 보니 나무 줄기가 동그랗고 비교적 매끈하게 쭉 뻗어있는 나무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고, 죄다 이렇게 인고의 흔적, 혹은 ..

일상 2024.11.30

언어와 생각의 연관성으로 인한 소망, 그리고 언어 교과의 매력

언어는 생각을 담아내는 그릇이 되기도 하지만, 언어가 생각이나 관념을 형성하는 기폭제가 되기도 합니다. 왜, 어떤 말 들으면 그 말이 계속 뇌리에 남기도 하잖아요. 확실히 언어와 생각은 아주 긴밀한 연관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수업을 할 때, 이러한 긴밀한 연관성이 더없이 잘 발현되기를 소망하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Linda Sue Park의 를 계속해서 읽는 중인데요, 오늘은 난민 수용소로 이동하는 도중 가장 친한 친구인 Marial과 삼촌을 잃는 슬픔을 겪은 직후, 주인공 Salva가 내면의 성장을 겪는 부분을 다루었습니다. 무심하게도 사람들은 유일한 혈육인 삼촌마저 잃고 고아가 된 Salva에 대해, 이동 속도를 늦추거나 사막에서 그랬던 것처럼 울기나 할 것이라고 투덜거립니다. 이렇게 달라..

교육 2024.11.30

욥기 23장

1 욥이 대답하여 이르되2 오늘도 내게 반항하는 마음과 근심이 있나니 내가 받는 재앙이 탄식보다 무거움이라3 내가 어찌하면 하나님을 발견하고 그의 처소에 나아가랴4 어찌하면 그 앞에서 내가 호소하며 변론할 말을 내 입에 채우고5 내게 대답하시는 말씀을 내가 알며 내게 이르시는 것을 내가 깨달으랴6 그가 큰 권능을 가지시고 나와 더불어 다투시겠느냐 아니로다 도리어 내 말을 들으시리라7 거기서는 정직한 자가 그와 변론할 수 있은즉 내가 심판자에게서 영원히 벗어나리라8 그런데 내가 앞으로 가도 그가 아니 계시고 뒤로 가도 보이지 아니하며9 그가 왼쪽에서 일하시나 내가 만날 수 없고 그가 오른쪽으로 돌이키시나 뵈올 수 없구나10 그러나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 같이 되..

카테고리 없음 2024.11.28

레프 톨스토이 <주인과 일꾼> 독서 일기 #2 - 독서의 즐거움

1. 이야기를 따라가는 재미 수업 중 를 함께 읽고 있다. 주인공이 사막을 걷다가 죽어가는 사람의 무리를 발견하는 부분의 묘사를 읽는데, 분명 시작할 때에는 삼삼오오 떠들더니, 어느새 조용히 입을 다문 채 이야기에 경청하고 있는 아이들을 발견했다.  '조용히 해.'라고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이야기 전개가 궁금해진 아이들이 알아서 '조용히' 듣는 순간이 오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조용해지던 아이들의 모습은, 을 읽는 나의 모습과도 비슷했다. 도대체 니키타의 말을 들어 먹을 생각은 않고 고집을 피우며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밤길을 다시 나서 계속 길을 잃게 되고, 심지어 혼자 살아남겠다고 얼어 죽기 직전의 일꾼은 내팽개치고 혼자 말을 타고 가버리는 주인의 모습에 분개하는 동안 어느새 나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와..

도서 2024.11.27

학생들의 고차원적 사고력 수업에 대한 향수에서 비롯된 생각들

고차원적 사고력 수업에 대한 향수 작년 가르쳤던 학생들이 현재 영어를 가르치고 계신 선생님들께, 작년처럼 어려운 문제도 내주시고 자유 글짓기 같은 것도 내주시면 좋겠다고 요청을 드렸다고 한다. 등급이 안 나올까봐 걱정이 된다기 보다, 수준 높은 내용을 학습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느꼈던 것이 첫 번째 이유인 것 같고, 논술형 문항 등 작년 평가문항이 실제 영어의사소통능력 향상과 좀 더 관련이 있는 방식이라고 여긴 것이 두 번째 이유인 것 같다. 아니면, 이상하게 꼬이거나, 아니면 가장 구석까지 잘 암기해야만 잘 풀 수 있는 문항으로 변별이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 불만을 품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추측이며 사실 확인이 전혀 안 된 내용이다. (한편 아이들이 수업과 평가에 대한 높은 주도..

교육 2024.11.26

톨스토이 <주인과 일꾼> 독서 일기 - 누가 니키타를 주정뱅이로 만들었을까?

톨스토이의 단편 은 뒤에 수록되어 있는 짧은 이야기입니다. 의 '일꾼' 니키타는 50세의 농부입니다. 근면성실하고, 일 솜씨가 좋고, 힘도 있고, 친절하며, 유쾌한 성격을 지녔고, 정직하며, 동물과 교감도 잘해서 말을 포함한 가축을 잘 부립니다. 술만 취하지 않으면요. (1년에 두어 번이라고 본인은 우기고 싶겠지만 실은) 제법 자주 인사불성이 되도록 술을 마시는데, 안타깝게도 술버릇이 아주 고약합니다. 아내의 옷상자를 부수고, 값나가는 옷이며 속옷을 산산조각 낸다고 하네요. 술이 깨면 아내에게 품삯을 모두 갖다 바치고, 푸대접을 받으며, 집에 들어와 살라는 소리도 듣지 못하는 가장입니다. 집에서만 새는 바가지가 아니었던지, 술만 마셨다 하면 소란을 피우거나 시비를 걸며 불화의 씨앗이 되는 바람에..

도서 202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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