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173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 #6 - 엄밀함의 추구

교육은 무너진 균형을 잡아가는 과정이다. 거의 독파를 앞두고, 읽을수록 '인쇄본'으로 재독 해야겠다 다짐하게 되는 매리언 울프의 에서는 디지털 위주의 빠르게 내용을 파악하는 읽기 방식과, 종이책으로 의미를 신중히 새기며 읽는 방식 모두에 능한 독자, 즉 '양손잡이 읽기 뇌'를 균형있게 보유한 독자를 길러내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종전의 어법과 구문분석 중심의 교육을 벗어나 의사소통에 중심을 둔다고 어법 설명을 죄악시하던 6차 교육과정에서,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의 의사소통 기능뿐만 아니라 정확성에 대한 교육도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7차 교육과정이, 그리고 2022 개정교육과정이 발표되고 꾸려지는 모든 과정 또한, 균형을 잡아가려는 노력의 산물이 아니던가! 인공지능 시대, 주의집중력을 아주 효과..

교육 2024.03.19

인공지능 기반 글쓰기 도구 '자작자작' 사용 후기

글쓰기 지도를 할 때 교사가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이자, 학생이 가장 필요로 하는 지점은 개별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는[받는] 일이다. 교육청 예산으로 글쓰기 지도용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구매하여 사용 가능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아주 반가웠다. 미루다가, 오늘에야 실제로 시도를 해보았다. 그리고 나는, 결국은[혹은 아직까지는] 기기보다 사람이 낫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되었다. 자작자작 프로그램을 활용하기 위해서 나는 1)인증 절차를 거쳐 회원가입을 해야 했고, 2)페이지를 구축해야 했고,(여기에는 구축한 페이지 복제를 통해 반별 별도 생성된 페이지를 구축하거나, 혹은 구축한 페이지 내에서 학생을 학반별로 묶어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지, 혹은 사용 관련 문의를 마친 후에도 사라지지 않는 문의 창을 없앨..

교육 2024.03.14

어그러진 보도블럭 문양을 통해 고찰해본, 책임감의 중요성

출근길에, 지난 겨울 작은 공사를 마친 보도블럭에서 이상한 무늬를 발견했다. 흰 페인트가 원래 무슨 무늬를 구성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공사를 마친 후 보도블럭을 재배열하는 과정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20미터쯤 더 거슬러 올라가자, 예상했던 정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전거길임을 나타내는 표식이었고, 손잡이와 안장에 해당하는 부분까지는 모양을 애써 맞추다가, 작업에 필요한 시간이 부족했거나, 모양대로 배열해보려고 노력하다가 도저히 모양을 맞추기가 어려워 포기했거나, 아니면, 끝까지 해보려고 했는데 동료들이 뭘 그렇게까지 하느냐고, 식사하러 가자고 팔을 잡아 끌었을 수도 있다. 뭐,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이 일에 대해 작업한 분을 비난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그런데, 이로 인..

교육 2024.03.13

문제 해결의 열쇠, 비판적 사고력

원인을 잘 파악해야 문제가 해결된다. #1. 화장실 바닥에 버려진 휴지뭉치 전에 근무한 학교에서 시설 청소를 담당하시는 분께서 아이들을 비난하시며, 화장실 바닥에 휴지를 둘둘 말아 버리는 행위를 좀 못하도록 지도를 해달라고 재차 요청하셨다. 담임 선생님들께서 반복적으로 훈화 말씀을 하셔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여사님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다. 옆에서 관찰하다가, 조금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게 되었다. 아이들이 짓궂은 장난을 하느라, 혹은 심지어 청소하시는 분을 괴롭히기 위해 휴지를 뭉쳐서 버린다기보다는, 화장실 칸마다 휴지가 비치되어 있지 않은 것에 원인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1번"이 아니라 "2번"인 경우, 얼마만큼의 휴지가 필요할지 막상 뒤처리를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는 가늠..

교육 2024.03.12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수업 분위기를 장악하는 법

1. 수업 규칙을 제정하라 수업 첫날 수업 중 지켜야 할 최소한의 규칙을 안내하는 것은 수업의 기틀을 잡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교사로서 자기소개를 하고, 영어수업과 평가에 대해 설명을 한 후 바로 수업 규칙 여섯 가지를 안내했습니다. 교과서 커버 안쪽 여백에 쓰도록 했죠. 각각의 규칙 옆에는 관련 있는 그림도 그려 넣게 했습니다. 부연설명도 곁들이고요. 제가 처음부터 생각해 낸 것은 아니고요, 어느 교사 연수에서 배워서 실천하고 있는 내용이랍니다. 1.1. Be punctual. 시간을 잘 지키라. 1.2. Be prepared. 준비가 잘 된 채로 수업에 임하라. 1.3. Be respectful. 존중하라. 1.4. Always speak English. 영어로 말하라.(잡담을 하고 싶으면 영..

교육 2024.03.11

분노와 욕구, 그리고 마음의 힘을 길러주는 교육

분노의 지점에서 욕구를 진단하다 내가 분노를 느끼고 있는 지점을 들여다보면 나의 욕구나, 중요시하는 가치관이 보인다. 딸아이가 학급임원 선거에 출마해서 거의 매번 한두 표밖에 얻지 못하다가 이번에는 일곱 표를 받아 아깝게 떨어졌다는 소식에, 어미로서 기쁜 마음을 동료들과 나누고 있는데 불쑥 어느 분이 말씀하셨다. "엄마를 닮아서 자리 욕심이 있네요." 황당했다. 그러나 마음 깊이 불쾌한 감정이 생기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저, 아, 그런가요? 개과천선해야겠네요. 하고 말았다. 집에 와서 이 일을 곱씹어 볼 때, 좀 더 날카롭게 쏘아붙일걸, 하는 마음조차 들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분노가 치밀지 않는다는 사실에 도리어 만족스러웠다. 내가 무언가 보상을 바라고, 감투를 쓰고 싶어서 현재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

교육 2024.03.06

강약중강약(교육에 있어서 균형 감각의 중요성)

엄마, 이거 읽어 보셨어요? 둘째 아이가 담임선생님께 받은 가정통신문 문구를 손으로 가리키며 읽어준다. "새학기를 맞아 아이들은 불안하고 힘듭니다.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많이 해주시고..." 방금 큰 아이를 혼내는 모습을 보고, 나 들으라고 읽어주는 것이었다. 요녀석이, 싶었다. 상황인즉슨 다음과 같다. 건강상태조사서, 선생님께 들려드리는 우리 아이 이야기(가정환경조사서) 등 보호자에게 제법 많은 양의 쓰기 과제가 부여되는 신학년 첫날, 쓰기 숙제를 제법 마치려는데 큰 아이가 별안간 울음을 터뜨린다. 대만에 가지 않기로 결정했던 날이 떠올랐다. 아이를 안아주며 무슨 일인지 물으니, 학교 생활이 불안하게 느껴진단다. 왜 그러니, 첫째, 공부가 어려울까봐, 저런 저런 우리 큰 애기... 둘째, 휴대폰 제출할 ..

교육 2024.03.04

자기주도적 학습자를 양성하는 수업 (feat. 이단비 무용평론가 칼럼을 읽고)

https://v.daum.net/v/20240302002804349 [아르떼 칼럼] 미끄러지는 곳에서, 결국 봄이 온다오고 있던 봄이 눈길 위에서 미끄러졌다. 2월 말, 서울에서는 58년 만에 폭설이 내렸고, 강릉에는 70㎝의 눈이 쌓였다. 쌓인 눈 속에서 이제 기지개를 켜려던 새싹이 잔뜩 몸을 움츠렸다. 하지만v.daum.net 모닝이라기엔 좀 민망해 브런치(?)커피까지 마시고 펼쳐든 신문에서, 내가 관심 있는 발레에 대해, 내가 잘해보려고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이제는 제법 잘할 수 있게 된 글리사드 동작을, 우리 발레 선생님처럼 상세하고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며, 게다가 내가 고민하고 있던 지점에 대한 해결책 같은 내용을 담은 칼럼을 읽고, 마음이 동하여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았다. 문화예술을 향유할 ..

교육 2024.03.02

첫구매 설문조사 창을 닫아버린 이유 (feat. 수업 첫 경험을 설계하기)

#1. 설문조사를 할까 말까 회원가입은 하지 않고 오가며 가끔 이용하던 식료품점에서 할인가로는 회원만 이용이 가능하다기에, 또 회원 가입 절차가 간편하다기에 어제 가입을 했다. 첫 구매 이용 후기를 들려달라는 설문조사 참여 요청 메시지가 왔길래, 망설이다가 클릭했다. 작성하다가 귀찮아져서, 설문에 응하면 지급되는 소정의 대가가 있는지 확인하려고 메시지창을 다시 열었다. 주어지는 포인트라던가 선물은 없었다. 쵸큼 실망 그런데... 약 1분만 시간을 내주시면 된다기에, '사업 진흥'에 작은 보탬이 기꺼이 되어드리자는 대인배적인 마음으로 링크에 접속을 다시 했다.그까이꺼... #1-1. 수업을 들을까 말까 때마침 나는 동료 선생님들과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학생들이 수업 첫 시간을 설계하는 중이었다. 고등학교에 ..

교육 2024.02.27

돌봄이 지능을 향상시킨다? - 공감능력과 전문성

자다가 아이가 우는 소리를 낸다. 이마를 쓰다듬어주고 볼을 부비며 토닥여 주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아이가 잠결에 웃는 소리를 낸다. 에서 읽은 내용이 떠오른다. 새끼를 돌보는 기간이 긴 경우 종의 지능이 높다고 한다. 어째서 돌봄을 제공하는 동안 머리가 좋아지는 것일까? 돌보는 것은 타인의 필요를 읽어 적절한 도움을 제공해주는 행위이다. 다른 개체의 필요를 읽어주면서 사회정서적 능력인 EQ가 향상되고, 각기 다른 상황에 대한 대처 및 해결 방안을 모색하면서 IQ가 향상되기에 돌봄 행위를 통해 전반적 지능이 높아지는 것이리라. 예를 들어 어린 아이의 경우 자신의 필요를 정확히 전달할 수 없기에, 양육자는 아이의 육체 및 심리정서적 필요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하고, 아이의 필요를 채워줄 인내심..

교육 202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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