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186

아름다움을 상상하게 하는 '영리함'에 대하여

다음 이미지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한 번 떠올려 보시죠.                   어떤 단어를 떠올리셨는지요?  제가 생각하는 공통점은, 영리함입니다.       #1. BE-KIND:  하나 더 사게 만드는 영리함 에너지바의 이름을 'BE-KIND(친절하라)'로 지은 이유는 아마, 친절함을 명하는 문구가 소비자로 하여금 '나만 먹으면 안 되겠구나, 하나 더 사서 친구도 줘야지.'와 같은 생각을 하게 만들 것임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판매량이 두 배, 혹은 세 배가 되는 순간입니다. 또 선물로 이 에너지바를 받아 든 사람이 선물에 새겨진 '친절함'이라는 문구가 마음에 남는 데다가 맛도 괜찮아서 자녀 생일파티 손님 대접용 간식으로 대량 구매를 결정할지도 모릅니다. 잠재적 소비자까지 손쉽게 확보..

교육 2024.08.04

수업 분석 시 심정적 어려움을 대니얼 카너먼의 이론으로 해결 받다

어제의 성토대회를 오늘은 좀 더 논리적으로 풀어 설명해볼까 한다. https://hn47749.tistory.com/360 교사 블로거의 소제목으로 어그로 끌기#1. 글쓰기 총량의 법칙? 오늘 뽑아낼 수 있는 글은 보고서 쓸 때 다 뽑아낸 것인지, 블로거로서의 정체성을 되찾기까지^^; 네 시간 이상 소요되었고, 쓰다가 갈아엎었다가 다시 가닥을 잡아보려hn47749.tistory.com   #1. 회상 용이성 학원에서 내신 대비가 어려워 힘들다는 푸념은, 실은 들어 본 지가 좀 됐다. 한 6~7년 전에 어떤 아이가 학습지 검사를 받으러 나와서는 내게 말했다. 선생님, 우리 학원 선생님이 선생님 보고 미친 X이래요.  몇 년이고 두고두고 인용하는 걸 보면, 나의 뇌리에 상당히 깊이 각인된 사건임에 분명하다...

교육 2024.08.02

지극히 개인적이고 상당히 공적인, 공감과 기억과 위로와 글쓰기

#1. 공감 티스토리에 로그인할 때 느껴지는 특유의 공포감이 있다. 말로 풀어 묘사하자면, 어제보다는 잘[은 고사하고 어제만큼이라도 좀] 써야 할 텐데, 영 자신이 없는 그런 느낌이고, 지금 나의 감정이다. 제법 글이 잘 풀린 다음 날에는 더하다. 어제 글을 몇 번이고 다시 읽으며 철자 오류 등을 수정하는 등, 글쓰기에 돌입하기 전 머뭇거림이 길었던 것을 보면, 어제의 기록이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하고 있는가 보다. 감정에서 공감으로 제목을 바꾼 이유는, 전체 글의 제목에 감정보다는 공감이라는 낱말이 어울릴 것 같아서, 그리고 최소한 글 쓰는 이들의 공감은 받을 것 같아서이다. #2. 기억 지난 주일 교회 식당에서 입을 떼 말하려고 몇 번이고 시도하다가, 차마 그러지 못한[않은, 인지도 모른다] 말이 있었..

교육 2024.07.31

필승 글쓰기 수업 꿀팁 두 가지 더! (feat. 이처럼 사소한 것들)

삼삼오오 다음 놀이기구로 향하는 인파 사이에서, 오늘은 첫 문장의 중요성과 상상력 제고의 측면에서 글쓰기 수업 꿀팁을 두 가지 기록해 볼까 합니다. #1. 첫 문장에 대한 소고 아나운서분께 들은 이야기입니다. 초반 3분 안에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을 계속 시청할지, 채널을 돌릴지를 고민한다고, 그래서 방송을 기획하면서 첫 부분을 어떻게 열지 가장 고심한다고 하시더군요. 교사인 저에게 수업 초반을 잘 설계하는 일의 중요성을 알려주고자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작가들은 첫 문장을 가장 마지막까지 고민한다고 합니다. 책을 펴 들고 접하는 첫 문장, 첫 문단, 첫 페이지를 읽으며 독자는 이 책을 계속 읽어나갈지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놀이공원의 소음이 어느 순간 잦아들고, 책 속으로 본격적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

교육 2024.07.30

<생각에 관한 생각>에 대한 생각 #2 - 학교의 성공 요인과 소수 법칙에 대한 반론

느리지만 꾸준하게 책을 읽고 있다. 아웅다웅 딸아이들과, 그리고 나 자신과 벌이던 전쟁은 함께 말씀 읽고 마음을 나누고 기도하는 예배의 회복을 통해 일단락 되었고, 나는 비로소 뭔가 글을 쓸 수 있는 마음의 상태가 되었다. 에서 소수 법칙에 관련하여 발췌한 문장들과, 이에 대한 나의 반론을 간략하게 정리해 본다. p.172표본을 너무 작게 뽑으면, 결과가 운에 휘둘리고 만다.심리학자들은 예전부터 표본 크기를 정할 때 정확한 계산은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자신의 판단을 이용하는데, 그래서 실수도 잦다.심리학자들이 흔히 표본을 너무 작게 선택하는 바람에 참인 가설을 확증하지 못하는 경우가 무려 50퍼센트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p.175소수 법칙은 의심보다 확신을 편애하는 일반적 편향을 그대로 드러낸다.애초의..

교육 2024.07.26

방학에는 수업 성찰 - 힘든 과정의 중요성부터 디지털 활용의 장점까지

수업 성찰록을 살펴보며 수업을 분석하는 중입니다. 보고서도 써야 하고, 세특도 써야 해서요. 작업은 참 더디고 지난하게 느껴지는데,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이러한 성장이 있었고, 저러한 어려움이 있었구나, 하며 크고 작은 발견의 기쁨을 누리고 있지요. 수업 성찰록을 분석하며 발견한 몇 가지 사실을 공유해 드릴게요. 첫째, 힘들게 배우는 과정은 학생의 성장을 가져온다. 생각하는 수업은 영어실력뿐만 아니라 개인적 성장에도 도움이 되는가 봅니다. 이 학생의 응답을 보실까요? 영어가 '다사다난'한 수업이었다고 합니다. 작년에 어떤 학생은 영어수업을 '마라톤' 혹은 '다이어리'와 같다고 표현한 기억이 나네요. 너무나 힘든 경주를 마치고, 차곡차곡 쌓아가는 뿌듯함을 느끼는 것처럼, 이 학생도 순간순간 어려움을 극복..

교육 2024.07.25

글쓰기 수업과 평가에는 교통정리가 필요해!

혹시 지시 사항이 명확하지 않아 나름 고심하며 작업을 했는데, 상사가 이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 작업한 결과물을 모두 혹은 상당 부분 갈아엎어야 했던 경험 있으신가요? 알아서 해봐, 했다가 이것도 별로, 저것도 이상해, 다 뜯어고쳐야 하는 상황은 우리를 정말 좌절하게 만듭니다. 글쓰기 수업 시간에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평가에 앞서 별도의 지시 사항과 충분한 가이드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일견 창의성을 독려하고 자율성을 존중해주는 사려 깊은 태도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자칫 제멋대로인 결과물을 낳게 되기도 합니다. 일단 써 봐, 해놓고 이것도 잘못되었고, 저것도 고쳐야 한다고 빨간 표시 한 가득인 평가서를 받아 든다면 학생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언짢을 수밖에요. 교사는 교사대로, 천차만별인 답안지를 어떻게..

교육 2024.07.24

발레 학원에서 얻은 고차원적 사고력 수업에 대한 통찰

학기 중에는 다음 날 너무 피곤할 것이 염려되어 19:50 초급반 수업을 듣다가, 어제부터 21:00 중급반으로 이동하여 수업을 들었다. 나는 세 가지 측면에서 상당히 놀랐다. 내가 중급 발레 수업에서 놀란 이유와 교실 수업에의 시사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 번째, 수준 높은 수업이 생각보다 더 흥미로웠다. 파쿠르(내 귀에는 '빠끄르'로 들렸는데 검색해 보니 ‘파쿠르’란다) 제떼, 역(?) 발란세, 그리고 아직 숙지하지 못한 이름 모를 응용 동작을 아라베스크, 파드브레, 에튀튜드 등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동작과 연결해서 배웠다. 기본기에 충실한 반복 훈련에 약간의 응용이 곁들여지는 초급반 수업에 비해 도전적인 과업이 많이 제시되었고, 동작을 어설프게 따라 하는 데에도 엄청난 노력이 들었다. 그러나 수준 ..

교육 2024.07.23

디지털 재난에 대한 안놀람교향곡과 확증 편향

대니얼 카너먼의 에 따르면, 예상을 벗어난 일이 발생할 때 우리는 놀란다. 여기에는 어떤 일이 정상 범주에 드는지, 아니면 정상을 벗어난 범주에 드는지에 대한 우리의 판단이 작용한다. 그리고 어떤 일이 처음에는 놀랍게 여겨질지라도, 이것이 반복되면 놀라움의 강도가 줄어들고, 나중에는 '으레 그러한' 일로 여겨지게 된다. 뒤이어 일어난 일들로 인해 맨 처음 일어난 일이 떠오르고, 일련의 연관성 있는 사건으로 해석되기 시작하고 굳어버리는 과정에서, 확증 편향이 생성되는 것이다. 1. MS 클라우드 장애가 놀랍지 않은 이유 최근 발생한 MS 클라우드 장애로 인해 발생한 전세계의 마비 사태는 놀랍지만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니다. https://v.daum.net/v/20240719163202629 MS 클라우드 ..

교육 2024.07.22

역할극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마음 얻기

안병화 선생님이라고, 중학교 때 가정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몸에 좋은 채소와 칼슘 섭취에 좋은 음식의 목록을 잘 기억할 수 있도록 노래도 가르쳐 주시고, 늘 따뜻한 미소를 머금고 계셨지요. ‘멸치 뼈째 먹는 생선~‘ 하고 진행되는 노랫말은 아직도 선명합니다. 그런데 요란한 사춘기를 보내고 있던 몇몇 철부지는, ‘훌륭한 척하는‘ 선생님이라고 선생님을 폄하하기도 했더랬습니다. 왜 그랬나 몰라요. 교사가 된 철부지가 철부지들을 바라보며, 안병화 선생님을 떠올립니다. 점수가 만족스럽지 않은 몇몇 아이들이 조금 더 익숙한 방식으로 쉽게 공부하고 싶어하는 간절한 마음을 모르는 바가 아닌데도, 게다가 너는 상, 너는 중, 평가를 내리면서 정작 학생들 모두에게 ‘상’에 해당하는 평가를 받기를 바라는 것이 얼마나 이기적..

교육 2024.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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