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186

망한 수업과 원영적 사고

오늘은 수업을 망쳤습니다. 본문에 대한 조금 더 밀도 있는 이해를 하게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난 시간 학습 내용을 다른 관점에서 분석하고, 판단의 근거를 본문에서 찾는 활동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영 찝찝한 심정으로 교실 문을 나섰지요. 수업이 불만족스러웠던 요인을 세 가지로 분석해 보고, 이를 학습력 제고 측면에서도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수업 불만족 요인 1.1. 난도 일단 단어학습을 할 수 있도록 제시한 여남은 개의 단어들이 좀 어려웠나 봅니다. 심지어 ‘직관적이다’와 같이 한글 뜻이 이해가 안 되는 단어도 섞여 있어서 힘들었다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어휘력과 관련해서는 나중에 이야기할 기회가 있다면 하기로 하지요.) 1.2. 시간관리 시간 관리도 문제였습니다. 전반..

교육 2024.05.23

서울대 N번방 사건과 우리의 탄식

https://v.daum.net/v/20240520205040890 서울대판 'N번방' 터졌다…피의자·12명 여성 피해자 모두 동문'서울대판 N번방' 사건이 나왔다. 10여명이 넘는 피해자와 피의자 모두 서울대 출신으로 확인됐다. '텔레그램'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과거 'N번방 성 착취물 제작 및 유포 사v.daum.net 인공지능 시대 비판적 사고력의 중요성에 대한 글을 조금 더 써볼까 하고 책을 뒤적이다가, 기사를 보고 그만 책을 덮었습니다. 우리 시대에 정말 필요한 것은, 인공지능 시대에 직장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일머리나 사고력 그 자체는 아닌 것 같아서요. 학교 교육의 지향점? 고교학점제 시행을 앞두고, 의대 지망생들을 위해 과학 수학 과목을 모두 놓지지 않고 수강할 수 ..

교육 2024.05.20

<150년 하버드 사고력 수업>과 참회록

진도 나가던 부분을 중간에 끊고 교생 선생님의 수업 실습을 위해 시간을 내어드려야 하는 상황이다. 나도 그런 실습과 하고 많은 실패의 과정을 거쳐 지금의 교사로서의 역량을 지니게 되었기에, 이러한 상황에 대해 선배 교사로서 불평을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상황을 언급하는 것은, 수업 진도 운영에 대한 불안감 및 여타 염려(이를테면 제법 성공적이었던 역할극 수업 직후에 다소 따분하고 어렵게 여겨질 수도 있는 본문을 다루는 것에 대한 부담감, 너무 쉬운 영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아 계속 버벅거리며 수업을 진행하게 된 것에 대한 부끄러움 등과 같은)로 인하여 오늘 수업을 정말 마뜩잖게 진행하고 말았다는 점이다. 제 발 저림과 이불킥 송숙희의 에서 강조하고 있는, 글..

교육 2024.05.16

역할극 수업 진행을 위한 꿀팁

연극의 매력에 대한 글을 작성하며 구상한 연극 수업을, 오늘 드디어 시도해 보았습니다. 매리언 울프가 상기시켜 준 연극의 매력 - https://hn47749.tistory.com/m/206 매리언 울프가 상기시켜 준 연극의 매력지금의 나를 만든 여러 굵직굵직한 사건과 경험들이 있지만, 그 중 몇 가지를 손꼽아 보라고 한다면 단연 대학시절 경험한 영어연극반 활동이다. 두 시간 넘게 이어지는 연극(물론 모든 장면에 hn47749.tistory.com 다음은 오늘 진행한 역할극 수업에 대한 여러 학생의 긍정적 반응입니다. 역할극을, 학생들은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연극수업을 어떻게 진행하면 효과적인지 알려드릴게요. 물론, 결과물이 완성도 높은 연극 한 편은 아니고요, 소설 지문의 이해와 몰입을 돕기 위해 한 ..

교육 2024.05.14

신뢰와 문학, 학교 내 갈등 해결방안이 될 수 있을까

학생과 갈등이 발생하거나, 듣기 싫은 소리를 한 직후에 교사의 태도와 역할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중요합니다. 학생과의 관계의 질을 결정하고, 나아가 배움의 존속 여부 자체를 좌우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글에서는, 학교 내 갈등의 해결 방안으로서의 신뢰감 형성의 역할과, 문학 작품의 가능성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제가 가르치지 않는 학급의 학생인데, 호되게 꾸짖을 일이 있었습니다. 교무실 바로 앞 학생 휴게 공간에서 온 학교가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영어로 된 욕설을 퍼부으며 놀기에 지도를 했는데, 그 후에도 멈추지 않고 또 그러더라고요. 다시 지도했죠. 이번에는 아주 무섭게요. 그 후에 학생은 복도에서 저를 마주칠 때마다 어쩔 줄을 몰라하며 인사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학생에게 (최선을 다해) 정중..

교육 2024.05.11

학교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역동 - 관성편

관성, 친구를 보호해주고 싶은 움직임, 혹은 권력에의 동조 일전에 위험을 감지한 반에서, 여러 이상 증상이 나타나 저는 또 한 차례 감정의 동요를 겪었습니다. 왜 친구가 발표할 때 여기서 소곤, 저기서 소곤소곤 하는 소리가 끊임이 없었을까요? 저는, 친구가 발표할 때 딴청을 하는 서로 다른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방금 친구가 뭐라고 발표했지요? 하며 경청을 요청하며 훈계하는 말을 네다섯 번 가량 반복해야 했습니다. 마치 두더지 게임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심지어, 직전 수업을 포함한 평소 수업 시간에 ‘비웃음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힘 없는 학생까지도 소근거림에 동참하더군요. 학생들이 왜 그랬을까요? 제가 이른 결론은, 힘에 대한 관성 혹은 권력에의 동조가 원인이 되어 나타난 현상입니다. 특정 무리 학생의..

교육 2024.05.08

학폭 학생 대학 진학 어려워진다

http://v.daum.net/v/20240505144758821 성균관대 “학폭 2호 학생? 안 받아요”…2026학년 대입부터 반영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출처=게티이미지 뱅크 현재 고등학교 2학년 학생부터는 학교폭력 가해 이력이 있다면 2026학년도 대입에서 ‘0점’ 처리 등과 같은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이로 인v.daum.net https://v.daum.net/v/20240502173802952 “학폭 이력 있으면 0점 처리”…현 고2 학폭 가해자 대입 ‘초비상’현 고교 2학년이 내년에 치르는 2026학년도 대입에서는 학교폭력 가해 이력이 있는 경우 모든 대학의 모든 전형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 주요 대학에서 학교폭력 관련 조치사항이 있는 수험생을v.daum.net 서강대학교와 성균관대학..

교육 2024.05.05

안전한 교실 만들기

어느 학급에서 안전하지 않은 분위기를 감지하였습니다. 영어의사소통능력이 뛰어나지 않은 학생들이 소리 내어 영어 문장을 읽을 때, 뒤에서 피식피식 웃는 소리가 들렸거든요. 처음 일어난 일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오늘은 특히 노골적이었죠. 영어에 자신이 없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용기를 내어 발표를 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만 같았습니다. 밤에 잠이 안 올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내일부터 영어 시간에는 차라리 그냥 엎드려 자는 척을 할까,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학생의 배움뿐만 아니라 전존재적인 자존감이 지속적으로 위협받는, 취약한 상황인 것이죠. 교사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피식, 소리가 또다시 들려오자마자 얼굴과 음성의 웃음기를 거두고 말했습니다. 방금 누가 웃었니? 수..

교육 2024.05.03

안전한 학교, 그리고 안전한 교실

어제와 오늘, 서로 다른 선생님들과의 대화를 통해 안전한 학교 문화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신규 선생님이나 막 전입 온 선생님, 혹은 말 잘 듣는 유순한 누군가에게 궂은 일을 모조리 떠맡기는 학교 문화에서 개별 교사가 안전함을 느끼기란 어렵겠지요. 안전이 위협받을 때, 교사는 몸을 사리고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게 됩니다. 안전하다고 느낄 때, 교사는 자율성과 창의성을 발휘하며 기량을 펼칠 수 있게 됩니다. 어느 집단에서 멋지고 미래지향적인 교육 활동이 일어나기 쉬울지를 예상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피드백 제공을 통해 안전한 교실을 구축할 방안에 대해 생각해보려 합니다. 평가에 앞서 연습의 기회 및 피드백 제공하기 다음의 학습일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듯, 논술형 평가를 앞..

교육 2024.05.02

장애인의 날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제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4/20 장애인의 날 기념으로 진행하고 있는 에세이 쓰기 행사에 출품한 글을 몇 군데 교정을 본 후 올립니다. 참가상을 받고 싶은 마음도 물론 있었지만, 아이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싶기도 하여 써보았지요. 글은 세상과 소통하는 좋은 도구이니까요.-------------------------------------------- 미국에는 어린이날이 없다. 어린이와 노약자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기독교 사상에 뿌리를 두고 탄생한 국가로서 기본적으로 어린이를 존중하는 문화를 지녔기에, 어린이의 날을 제정하여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한 운동을 전개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미국에서는 장애인의 날을 지정하여 기념하지 않는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곳에서..

교육 202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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