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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딕>과 함께 하는 인생 공부

장 보러 다녀오고, 피아노 연습을 좀 하고, 아이 친구 남매와 아이들 저녁 거둬 먹이고 치운 것 외에는, 신생아처럼 자다 깨다를 반복한 하루 가운데 얻은 속 보석 문장들이다. 배움에 관하여p.199 포경선은 나의 예일 대학이자 하버드였으므로 감사에 관하여P.201 충성스러운 영국인들이여, 생각해 보라. 당신네 왕과 여왕이 대관식에 사용할 기름을 공급하는 게 바로 우리 고래잡이들이라는 사실을! 용기에 관하여p.203 스타벅의 이 말은 가장 분명하고 유용한 용기란 직면한 위험에 대한 정확한 판단에서 나오며, 두려움을 전혀 모르는 사람은 겁쟁이보다 훨씬 더 위험한 동료라는 뜻인 것 같았다.p.204 그에게 용기란 기질이 아니라 다만 자신에게 유용한 것, 생사가 좌우되는 현실적인 상황에 쓸 수 있도록 항상 가지..

일상 2024.05.15

역할극 수업 진행을 위한 꿀팁

연극의 매력에 대한 글을 작성하며 구상한 연극 수업을, 오늘 드디어 시도해 보았습니다. 매리언 울프가 상기시켜 준 연극의 매력 - https://hn47749.tistory.com/m/206 매리언 울프가 상기시켜 준 연극의 매력지금의 나를 만든 여러 굵직굵직한 사건과 경험들이 있지만, 그 중 몇 가지를 손꼽아 보라고 한다면 단연 대학시절 경험한 영어연극반 활동이다. 두 시간 넘게 이어지는 연극(물론 모든 장면에 hn47749.tistory.com 다음은 오늘 진행한 역할극 수업에 대한 여러 학생의 긍정적 반응입니다. 역할극을, 학생들은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연극수업을 어떻게 진행하면 효과적인지 알려드릴게요. 물론, 결과물이 완성도 높은 연극 한 편은 아니고요, 소설 지문의 이해와 몰입을 돕기 위해 한 ..

교육 2024.05.14

<모비딕>이 던지는 수많은 질문들

명저는 삶에 대한 깊은 사색과 통찰을 담고 있다. 삶에 대한 사색과 통찰은 우리를 사람답게 만든다. 모비딕은 우리를 사람답게 만든다. 지난 글에 이어 오늘은 허먼 멜빌의 이 우리 삶에 던지는 수많은 질문들 중 오늘 읽은 부분에서 발견한 네 가지 질문을 다루어 보고자 한다. #1. 종교심에 대한 일갈 p.161 하지만 종교가 광기로 변해서 당사자에게 고통을 안겨 준다면, 요컨대 우리가 사는 이 지구를 지내기 불편한 여인숙으로 만들어 버린다면, 그 때는 당사자를 불러다 앉혀놓고 문제를 따져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글에 이어지는 내용이다. 성도들에게 멜빌은, 너의 신앙심은 과연 광적인 흥분 및 도취의 상태가 아닌, 구도자로서 초월자에 대해 갖는 순수하고 고결한 갈망이 맞는지를 생각해볼 것을 강권한다. 불..

도서 2024.05.12

불편한 <모비딕>과 문학의 가치

은 기독교인인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 신앙에 대해, 신앙인의 삶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들을 던지기 때문인 듯하다. 그를 움직인 심원한 동기는 기독교인들과 생활하면서 제 동족을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아니 그것을 넘어, 지금보다 더 월등하게 만들어 줄 기술을 배우겠다는 깊은 열망이었다고, 그는 내게 말했다. 하지만 아뿔싸! 고래잡이 일을 하고 보니 기독교인들도 불행하고 사악할 수 있으며 아버지가 다스리는 미개인들 못지않고 오히려 능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곧 깨달았다. 마침내 새그 항에 도착해서 선원들이 하는 짓을 보고, 뒤이어 낸터컷에서는 선원들이 곳에 가서 급료를 어떻게 쓰는지 봤을 때, 가여운 퀴퀘그는 모든 걸 단념해 버렸다. 어딜 가나 전부 사악한 세상이라고, 이교도로 살다 죽겠노라고 그는 생각했다. ..

도서 2024.05.11

신뢰와 문학, 학교 내 갈등 해결방안이 될 수 있을까

학생과 갈등이 발생하거나, 듣기 싫은 소리를 한 직후에 교사의 태도와 역할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중요합니다. 학생과의 관계의 질을 결정하고, 나아가 배움의 존속 여부 자체를 좌우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글에서는, 학교 내 갈등의 해결 방안으로서의 신뢰감 형성의 역할과, 문학 작품의 가능성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제가 가르치지 않는 학급의 학생인데, 호되게 꾸짖을 일이 있었습니다. 교무실 바로 앞 학생 휴게 공간에서 온 학교가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영어로 된 욕설을 퍼부으며 놀기에 지도를 했는데, 그 후에도 멈추지 않고 또 그러더라고요. 다시 지도했죠. 이번에는 아주 무섭게요. 그 후에 학생은 복도에서 저를 마주칠 때마다 어쩔 줄을 몰라하며 인사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학생에게 (최선을 다해) 정중..

교육 2024.05.11

학교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역동 - 관성편

관성, 친구를 보호해주고 싶은 움직임, 혹은 권력에의 동조 일전에 위험을 감지한 반에서, 여러 이상 증상이 나타나 저는 또 한 차례 감정의 동요를 겪었습니다. 왜 친구가 발표할 때 여기서 소곤, 저기서 소곤소곤 하는 소리가 끊임이 없었을까요? 저는, 친구가 발표할 때 딴청을 하는 서로 다른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방금 친구가 뭐라고 발표했지요? 하며 경청을 요청하며 훈계하는 말을 네다섯 번 가량 반복해야 했습니다. 마치 두더지 게임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심지어, 직전 수업을 포함한 평소 수업 시간에 ‘비웃음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힘 없는 학생까지도 소근거림에 동참하더군요. 학생들이 왜 그랬을까요? 제가 이른 결론은, 힘에 대한 관성 혹은 권력에의 동조가 원인이 되어 나타난 현상입니다. 특정 무리 학생의..

교육 2024.05.08

<인공지능, 마음을 묻다> 독서일기 #6 - 가치와 존엄

오늘은 허먼 멜빌의 의 한 장면에서 시작해 보도록 하죠. 네 말도 옳다만 나는 이 작살에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데, 목숨이 걸린 수많은 싸움에서 제 몫을 다하여 고래의 심장을 깊이 찔렀던 믿음직한 물건이기 때문이다. 포경선마다 작살이 다 있는데 거추장스러운 작살을 늘 가지고 다니느냐는 이스마엘의 질문에 대한 퀴퀘그의 답변입니다. 대량생산 시대에 똑같이 생산된 수많은 토끼 인형이 존재하지만, 어릴적부터 들고 다녀 아무리 빨아도 꼬질꼬질 떼가 탄 토끼 인형은 이 세상 단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퀴퀘그가 마치 몸의 일부와 같이 애지중지하는 작살은 다른 어떤 작살로도 대체할 수 없는 것이지요. 어제 읽은 부분에 따르면 사회문화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특정 대상에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인간 고유의 모습을..

도서 2024.05.07

<인공지능, 마음을 묻다> 독서일기 #5 - 원작의 가치

는 뒤로 갈수록 흥미로운 책입니다. 5장 ‘인공지능은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가’에서 인공지능이 색깔을 지각하는 경험이 우리 인간과는 다르다는 이야기는 지난 글에서 다루었지요. 독서일기 #4 - 인공지능은 색깔을 지각할 수 있는가 - https://hn47749.tistory.com/m/257 독서일기 #4 - 인공지능은 색깔을 지각할 수 있는가5장 '인공지능은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가'에서 색깔 인지에 관한 내용을 읽으며, 갑자기 내가 기특해졌다. 고등학교 시절 가졌던 의문이 생각나서이다. 색깔 인식의 주관성 나에게 노랑색으로, hn47749.tistory.com 필자는 인공지능에 그림을 감상하는 등 ‘예술을 향유’하거나, 놀이 활동 자체를 즐기는 것 외의 다른 목적을 일절 지니지 않은 ‘놀이를 즐길’ ..

도서 2024.05.06

학폭 학생 대학 진학 어려워진다

http://v.daum.net/v/20240505144758821 성균관대 “학폭 2호 학생? 안 받아요”…2026학년 대입부터 반영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출처=게티이미지 뱅크 현재 고등학교 2학년 학생부터는 학교폭력 가해 이력이 있다면 2026학년도 대입에서 ‘0점’ 처리 등과 같은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이로 인v.daum.net https://v.daum.net/v/20240502173802952 “학폭 이력 있으면 0점 처리”…현 고2 학폭 가해자 대입 ‘초비상’현 고교 2학년이 내년에 치르는 2026학년도 대입에서는 학교폭력 가해 이력이 있는 경우 모든 대학의 모든 전형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 주요 대학에서 학교폭력 관련 조치사항이 있는 수험생을v.daum.net 서강대학교와 성균관대학..

교육 2024.05.05

안전한 교실 만들기

어느 학급에서 안전하지 않은 분위기를 감지하였습니다. 영어의사소통능력이 뛰어나지 않은 학생들이 소리 내어 영어 문장을 읽을 때, 뒤에서 피식피식 웃는 소리가 들렸거든요. 처음 일어난 일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오늘은 특히 노골적이었죠. 영어에 자신이 없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용기를 내어 발표를 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만 같았습니다. 밤에 잠이 안 올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내일부터 영어 시간에는 차라리 그냥 엎드려 자는 척을 할까,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학생의 배움뿐만 아니라 전존재적인 자존감이 지속적으로 위협받는, 취약한 상황인 것이죠. 교사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피식, 소리가 또다시 들려오자마자 얼굴과 음성의 웃음기를 거두고 말했습니다. 방금 누가 웃었니? 수..

교육 2024.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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